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큐지혜 Sep 01. 2021

우울한 이를 사랑한다는 것

(참여 작가 모집)

  안녕하세요, 큐지혜입니다. 

  인간처럼 보이는 고양이와 살고 있습니다. 유리가슴으로 살고 있는 나의 고양이는 굴 속에 들어가 자주 울곤 합니다. 그런 고양이를 보며 저도 참 많이, 몰래 울었습니다. 


  우울한 이들의 작품은 꽤 많습니다. 정보도 많고, 위로도 많죠. 그러나 그런 그들을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선 아무도 알려주질 않습니다. 유명하다는 심리학자들이 나와 <우울증 환자에게 절대 해선 안 될 말 10> 따위를 일러주지만, 글쎄요.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문제는 우울한 그 이를 누구보다 가장 사랑한다는 점입니다. 그렇기에 수렁에 빠진 그를 건져주고 싶고, 웃음을 되찾아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방법이 없습니다.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우울증에 관련한 책도 읽고, 관련 영상이나 정보도 많이 찾아보았습니다. 그래도 결국은 뜬구름으로 끝나더군요. 하지 말란 건 뭐가 그리 많은지, 그래서 언제까지 그렇게 기다려주면 되는 건지. 답답하고 서글펐습니다. 


  스스로에게 매일 실망했습니다. 고작 이 정도도 견뎌주지 못하고 치밀어 오르는 내가 미웠습니다. 아파서 울고 있는 고양이를 원망하게 될까 두려웠습니다. 바보처럼 고양이를 바라보며 3일 내리 울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글을 씁니다. 우울증이라고 외치는 이는 늘었는데, 그들 곁에서 함께 버티는 사람들 이야기가 없습니다. 함께 이야기를 엮고 싶습니다. 당신이 겪은 일들과, 지탱한 일, 무너진 일, 견딘 일, 실망한 일. 사소한 모든 경험이 모여 다른 집사들에게 지침이 될 겁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제발 누군가가 내게 실질적인 조언을 해주길 바랐거든요. 


  함께 하지 않으시겠습니까? 당신이 견뎌온 나날을 듣고 싶습니다. 분명 누군가에겐 도움이 될 겁니다. 

  당신의 사랑을 들려주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