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부터 영어 공부에 좀 더 박차를 가했다.
단어 공부와 전화 영어를 주로 했는데, 어떤 공부를 해도 영어 발음과 억양이 좋아지지 않아 최근 speaking과 관련된 수업도 시작했다.
사실 영어를 못하지는 않는다.
빠른 실전 억양은 못 알아듣거나 놓치는 경우가 있으며, 학회 등 내용이 어렵고 긴 문장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경우 모두 이해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고급 이상의 단어를 읽고 독해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고 자부한다. 다만 원어민들이 많이 사용하는 단어나 표현에 덜 익숙한 것은 외국 경험이 없음으로 인해 생긴 한계 중 하나이리라.
있지도 않을 일을 미리 계획하는 걸 좋아하는 나.
로또 번호가 두 개만 맞는 듯해도 구입할 아파트를 미리 정하는 그런 나라서, 영어 공부도 어떻게 보면 미래의 자녀를 위해 시작했다.
내가 잘 듣고 잘 읽는다 해서, 아이에게 영어를 잘 보여주기는 힘들 것 같아서.
다른 교육기관이나 매체의 도움을 받아 교육시킨다 하더라도 처음에는 집에서 접하게 될 것을 알기에, 내가 최대한 실제와 다르지 않은 발음을 갖고 싶었다.
이런 이유로 공부를 시작했는데, 내가 바라는 그 목표에 닿는 게 너무 어렵다.
또 어떤 공부이든 노는 것보다는 재미없는 게 당연한지라, 공부보다는 놀이를 택해 버려 절대적인 시간 투자가 너무 적었다.
잘하고 싶은데, 쉽지 않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자꾸 합리화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