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실행
신고
라이킷
10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RAPLAN
Dec 28. 2021
막연한 기다림
초보 플로리스트가 만드는 감성 꽃말
보라색 꽃을 가장 좋아한다.
그중
청색을 살짝 가미한 청 보라톤의 꽃을.
택배로 배송받는
꽃 농장의 라인업 확인 중
아네모네가 입고되었다는 소식에 주저함이 없이
청보랏빛
아네모네 한 다발을 주문 넣는다.
10송이 중 먼저 핀 두 송이.
꽃잎의 오묘한 빛깔은
손에 묻어
나올 것처럼 찐하고
하늘하늘한 꽃잎은 색화지처럼 얇아
손이 닿으면 망가질 듯 아슬아슬하다.
서둘러 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난방이
안 되는 방에 두었던 아네모네를
따스한 방으로 옮겨 하룻밤을 보내고
배송받은
지 6일째인 오늘 아침.
여덟 송이 중 세 송이가
조심스럽게 꽃잎을 펼치고 있어
반가운 마음에 한참을 들여다본다.
배송 중 추운 날씨에 냉해를 입어서인지
5일 동안 추운 방에서 냉해를 입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잔뜩 오므리고 있는 다섯 송이
아네모네도
찐하고 신비로운 색감과 겹꽃잎의
풍요로움으로
환히 피어나길 기다리고 있다.
사 온 지 하루
이틀
만에
활짝 피던 아네모네가
올 겨울에는 왜 이렇게 더디게 피는지.
기다림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는
이 겨울
.
내년
이맘때쯤
보랏빛
아네모네를
만나게 되면
올 겨울의 막연한 기다림이
지나간
기억이
되어있기를
바랄 뿐이다.
keyword
감성에세이
일상
취미생활
RAPLAN
꽃과의 시간을 보내며 사진찍고 글도 쓰는 예비 플로리스트.
구독자
11
구독
작가의 이전글
우아한 팝콘
여름날의 나무 그늘
작가의 다음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