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도시가 되기 위한 한걸음

by LenaMilk

세계의 유명 도시들을 하나로 묶는 특징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이것도 저것도 해 볼 수 있는 다양성일 것이다. 다양한 언어를 쓰는 다양한 인종들이 다양한 가치관을 가지고 다양한 것을 믿으며 살아가는 그 특징이 그 도시들을 다채롭고도 새롭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성이 테러 위협, 마약 범죄 그리고 총기 사고 등등 선량한 시민의 삶을 위협하는 다양한 범죄의 도시로 탈바꿈하는데 일조한다는 시각도 꽤나 설득력이 있다. 현재 전세계 선진국들의 이민정책이 다양한 변화를 겪고 있다. 많은 지도자들이 일단 시민권을 가지고 있는 자국민들 그 중에서도 나와 피부색이 같은 시민을 보호하는게 우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인종차별과 인권문제가 대두되기도 한다. 이들은 다양성이 범죄를 부추긴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이것을 반박하기 위해서는 심도깊은 자료 조사와 함께 철학적, 사회 과학적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다양성은 너무나 중요하다. 하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의 다양성에 맞춰 법이나 제도 그리고 시민들의 가치관의 변화가 같은 속도로 전진하지 못하는 것이 도시의 다양한 위협을 가중시키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e나라지표 사이트를 확인해 보면, 2017년 부타 작년(2021)년까지 국내 외국인 체류의 증가하다가 팬데믹으로 인해 최저치로 내려갔다고 한다.

☞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평균 7.2%로 증가했던 국내 체류 외국인의 수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0년부터 연속 감소함

☞ 2021년 말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1,956,781명으로, 2020년 대비 3.9% (79,294명) 감소하였으며, 특히 외국인 관광객 등 단기체류 외국인이 2020년 대비 9.11%(38,807명)의 큰 감소폭을 보임


한국은 국제도시로의 위상을 쌓아가기 위해서 정치, 외교 그리고 문화적으로 큰 노력을 해왔다. 세계화(globalism)의 시대에 발맞춰, 서울뿐만 아니라 한국의 다양한 곳을 외국인에게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과 콘텐츠들 그리고 정부 차원에서의 관광 정책과 계획, 문화 예술 정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물론, 국제적인 기준에서 세계화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이 학자들과 정치가들에 의해 연구되고 언급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미 하늘길이 자유롭게 뚫려 버린 세계의 흐름 속에서, 내가 살고 싶은 곳에서 살고자 하는 현대인들의 마음을 쉽게 막을 수는 없는 듯하다. 국가 정책의 전문가가 아니기에 그리고 그런 것을 세세히 언급하는 글이 아니기에 국가 정책을 비난하거나 분석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꼭 정책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세계 속의 한국의 태도는 매우 인상적이다. 우리는 외국인이 김치를 먹거나 매운 음식을 먹고, 한국말을 할 수 있는 것을 매우 신기하게 생각한다. 한 유명 유튜브 채널에서 시작한 영국인들에게 한국음식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예전부터 즐겁게 봐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렇지 우리의 마이너 한 문화를 영국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그렇게 한국의 문화와 음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건 좋은 일이지, 근데 우리가 그들에게 고마워해야 하는 걸까? 우리는 왜 우리 문화를 좋아해 주는 외국인을 만나면 고마워해야 하는 걸까. 나는 피시 앤 칩스를 좋아하고 미국식 피자를 좋아하는데 내가 그들의 음식을 좋아한다고 그들이 나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게 아닌데 말이다. 우리의 음식은 세상 어디에 내놔도 일류이다. 한국인들의 끈기와 성실함은 세계 최고라고 자부한다. 우리도 조금 더 자부심을 가져야 할 때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드는 시점이다.


서울의 몇몇 지역을 걷다 보면 관광객들 및 외국인 학생 그리고 이곳에서 터를 잡고 살아가는 주재원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사실, 이렇게 변화된 지 그래도 몇 년은 지난 터라, 이런 풍경이 그렇게 새롭지만은 않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외국인들을 신기하게 쳐다보고, 그들이 왜 한국에서 살고자 하는지, 한국의 매력은 무엇인지 물어보고 알고 싶어 한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그런 한국인들의 태도를 역으로 신기하게 생각한다. 어찌 됐건, 한국의 경제적 상황은 캐나다와 호주보다도 좋은 편이다. 경제의 규모가 결코 작지 않으며, 우리는 잘 사는 국가가 되었다. 예전에는 북한의 국제적 뉴스거리를 자주 만들어 냈으니 한국 하면 북한을 떠올리기 쉬웠지만, 현재 한국의 사정을 잘 알고 한국=남한으로 받아들이는 외국인들이 많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물론 이 과정에는 많은 노력이 있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우리는 아직도 국가적 자존감이 많이 낮다는 것이다. 외화를 즐겨보는 나의 입장에서도, 뜬금없이 미국인 배우가 김을 간식으로 먹는다거나, 주인공의 친구가 한국인이라거나, 등장인물이 서울로 주거지를 옮긴다거나 하는 내용이 나오면 새삼 신기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도대체 왜?. 왜 한국을 좋아하는 거지? 우리는 이렇게나 문제가 많은 나라인데'라는 생각을 하면 외국인들의 우호적 태도를 경계하기 시작할 때도 간혹 있다. 이런 태도를 가진 많은 한국인들을 많이 대해온 남편은 한국인들의 무의식 속에 깔려있는 인페리얼 콤플렉스(inferior complex)가 안타깝다는 말을 종종 하고는 한다. 무의식적으로 그들이 우리보다 낫다는 것을 표출하며 그들을 경계하고 이것이 직업적, 학문적인 영역으로 넘어올 때에 그들을 경계하며 배제하는 일이 꽤나 많다는 것이다. 그렇게 자기 방어를 시작하고 일명 근거 없는 '국뽕'의 분위기를 생성해낸다. 물론 급속도의 경제적, 물질적 그리고 정치적 발전을 이루었기에 아직 사각지대에서 발생 가는 비합리적이고 비 상식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국가는 맞다. 특히, 해외에서 오랜 기간 살다온 사람들은 한국의 학교와 직장 그리고 사회적 구조가 얼마나 비합리적이고 비상식 적으며 가끔은 말문이 막힐 만큼 구시대적인지 외국과 비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는 것을 알 것이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곳은 없기에 한국이 지금까지 이루어온 많은 것들에 조금 더 자신감을 가져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나 자신이 온전하고 자신이 있다면 무언가를 드러내고 과장할 필요도, 상대방을 경계할 필요도 없는 법이다.


젊은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 동네에 살기는 하지만, 가끔 몽롱한 정신으로 아침을 맞이 할 때 희한한 상황을 마주한다. 밖에서 들려오는 젊은 미국인 분의 통화 소리를 듣다 보면 순간 내가 여행지에 와있나 싶은 착각을 한다. 한 2초 정도 몽롱한 정신으로 그 사실을 인지하다 보면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서울에는 정말 외국인이 많다. 동남아에서 넘어온 외국인 노동자들부터 시작해서, 주재원들 그리고 학생들까지, 정말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에 살아가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한국으로 오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서울이 과연 정말 진정한 국제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가 되어있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이다. 곳곳에 한국어와 중국어 일본어 그리고 영어로 번역된 정보들이 있지만, 콩글리쉬 및 오역된 번역이 많은 것도 사실이며 무엇보다, 우리가 그들을 진정으로 차별 없이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을 장착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일 때가 많다.


런던이나 뉴욕 파리 같은 곳들은 이미 이민자의 도시가 되어버린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고, 그로 인한 문제들도 속속히 보이지만 이렇게 세계화가 급속도로 진전되기 전부터 그 어느 곳도 자신들만의 땅이었던 곳은 없다. 인류는 계속해서 다른 이들의 삶을 침범하고 그들의 땅을 침략하고 빼앗고 다스리며 그렇게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역과 외교 그리고 끊임없는 군사적 협조, 소통이 불가피하게 돼버렸다. 그렇게 영어라는 국제 통용어가 생겨났고, 우리는 그 언어를 습득하기 위해 어릴 적부터 끊임없는 투자를 하게 된다. 어렵다. 세계화 시대로 인해 우리의 삶은 다채로워졌지만, 지구 온난화 및 환경오염은 급물살을 타고 지구를 병들게 하며, 차별이라는 폭력 속의 희생양들은 항상 비영어권 유색인종인 것도 사실이다. 이 상황 속에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러한 국제 도시들에서 나타나는 문제점 때문에 다시 자국민 주의로 돌아가 백인 우월주의를 외치고, 영어만이 최고의 언어라는 착각과 나와 조금만 다른 이들을 배척하고 괴롭히는 그러한 비인간적인 행위가 부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냥 다 사이좋게 지내자-라고 하면 너무 세상 물정 모르는 아이 같을까? 하지만 이미 곳곳에 우리와 다른 이들이 살아가고 있다. 국제도시가 되기 위해 시동을 건 것만큼, 우리의 예술가와 티비속 스타들이 더 큰 국제무대에서 한국을 알리고 주목받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것만큼 우리도 우리의 내실을 다지고 우리 것을 지키며 우리와 다른 모습을 가진이들을 환영하는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나도 처음 미국계 영국인 남편을 만났을 때 묻고는 했다. 그렇게 미국에서 좋은 학교에서 박사를 받고 나서 왜 굳이 서울에서 일을 하느냐는. 그런 단순한 질문을 했다. 한국이 서구보다 발전한 분야도 있지만 그래도 그 땅 넓고 다양한 미국 땅에서 사는 게 더 낫지 않냐는. 남편은 큰 눈을 껌뻑 껌뻑 거리며 자신의 분야가 워낙 마이너인지라, 일자리가 구해지면 가는 편이긴 하지만 서울은 살기 편안하고 한국은 매우 발전하고 잘 사는 곳이라 안전하기 때문에 별다른 고민 없이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냥 편안하게 살아가고는 있지만, 서울이 약간은 지루하고 답답할 때가 많은 것 사실이라고 했다. 하지만, 한국은 등산을 하기에도 바다에서 수영을 하기에도 그리고 늦은 밤 밤거리를 다니기에도, 마약과 총을 걱정할 필요도 없는 안전한 곳이라 강조했다.


여전히, 국가 정책은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인종차별주의적 정책을 시도 때도 없이 내놓지만, 더 최악인 것은 그들은 그런 정책이 제노포비아(xenophobia)라는 것조차 모를 때가 많다. 마치, 여성차별주의적 정책을 내놓고도 그것이 차별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처럼. 아직 한참 멀은 이곳이지만 그래도 서울은 멋지다.


서울러라는 표현을 쓰는 이들이 많은지 잘 모르겠지만, 나는 나 자신을 서울러라고 소개한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살아가는 서울 여자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하지만 , 여전히 답답하다. 울창한 숲을 기대하면 시골로 가야겠지만, 조금 더 공원에 나무가 많고 아름다운 꽃이 많아졌으면 좋겠고 제발 똑같은 건물들 좀 그만 지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뭐 다시 한번 평양보다 낫지 않을까 싶으며 서울러의 삶을 조금 더 만끽하고자 한다.


서울을 사랑하고 싶어서 이 시리즈를 시작했다. 이 여정에 함께해주는 독자분들께 감사함을 전합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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