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잔영 (太陽의 殘影)
지고도 지지 않는 불꽃 하나,
찬란히 물을 켜는 태양의 잔영이여.
세상의 끝에서 피워 올린 뜨거운 눈물 같아,
가슴 시리도록 황홀한 이별의 노래.
고요 속 깊이 잠긴 검은 가지 끝,
외톨이 새 한 마리, 숨죽여 앉았네.
황금빛 강물에 고독을 띄우고,
저 빛이 다할 때까지 침묵을 지키네.
아, 간절한 이 순간이여,
사라져도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듯.
내 마음의 물가에도 이 잔영이 드리워,
깊은 울림으로 나를 호소하네.
다시 한번, 이 아름다운 고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