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풍이 우리를 찾는 이유
나무는 알고 있었네
떠나보내는 것의 아름다움을
붙잡을 수 없는 것들을
불타는 빛깔로 물들이는 법을
여름의 푸르름이 영원하지 않듯
우리의 시간도 흘러가리니
단풍은 말하네, 조용히
가장 찬란한 순간은 이별 직전이라고
주홍빛 단풍잎 하나
바람에 실려 내 손끝에 머물 때
나는 깨닫네
지는 것들이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단풍은 우리를 찾아와
삶의 유한함을 상기시키고
그래서 더욱 사랑하라 속삭이네
오늘을, 이 순간을, 지금 곁에 있는 이를
가을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
그것은 작별의 용기와
덧없음 속에 피어나는
찬란한 아름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