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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 내열 Feb 05. 2024

아타카마 사막을 찾아서 (제 4화)

칠레 파타고니아를 가다

중국에는 고비사막이 있고, 볼리비아에는 한국인들이 심심찮게 찾는 우유니 시막이 있다면 칠레에는 아타카마(Atacama) 사막이 있다.  칠레 윗동네 볼리비아에 있는 우유니 사막을 다녀오신 분들을 여행 중에 만나 여쭈어 봤더니 물은 다 메말라 버렸고 소금만이 남아 있어 다소 실망했다고 한다,  2023년 9월에는 세계 desert marathon (사막지대 마라톤대회) 이 아타카마 사막에서 열리기도 했다.


칠레 산티아고 공항에서 1시간 남짓 비행하면 칼라마(Calama) 공항이다. 수화물을 픽업하여 걸어 나오다 보면 아타카마로 가는 버스티켓을 팔고 있는 카운터가 있다. 여기서 왕복 티켓을 사면 버스기사가 호텔문 앞까지 데려다주고 공항으로 돌아오는 날에는 다시금 호텔문 앞에서 픽업해 준다.


한 시간 남짓 버스를 타고 달려도 나무도, 마을도 없는 황량한 대지뿐이다. 벌써 내가 사막지대에 와 있구나 싶다. 한때는 풀 한 포기 없는 사막에서 뭐 볼 것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미국에 살면서 데쓰벨리 (Death Valley) 사막을 다녀오고 나서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시뻘건 아니면 새까만 흙산이 저녁노을에 형형색색으로 변하여 마치 캔버스에다 물감으로 그려 놓은 아름다움 한 폭의 그림이었다. 사람들이 사막을 찾는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계곡이 다소 험악해지더니 조그마한 마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것도 없는 사막에다 집을 짓다 보니 시멘트나 목재보다는 흙으로 지은 토담집 같아 보였다. 우리 차는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돌면서 승객들을 한 명씩 떨어뜨려 주는데 그곳은 호텔 이라기보다는 빈촌에 있는 시골 가정집 같아 보였다.  



우리가 내린 그곳도 여느 가정집 같아 보였는데 대문 앞에는 Hostal Montepadro라는 푯말이 붙어있다. 벨을 누르니 원주민처럼 보인 여자분이 우리를 환영해 주는데 역시 영어가 전혀 안되고 그녀는 아예 전화 통역기를 켜놓고 대화를 시작한다.   8개의 객실과 부엌이 있는 조그마한 규모의 호텔이다. 부엌은 항상 개방되어 있으니 필요하면 간단한 요리를 해 먹어도 괜찮다고 한다.


여장을 풀고 곧바로 주변 탐색에 나섰다. 마을 대부분의 도로가 비포장 도로 인지라 차들이 지나가면 흙먼지가 흩날리고 뜨거운 햇빛에 노출된 어깨살은 따끔따끔하기까지 하다. 그래도 골목길에는 등에 배낭을 멘 여행객들이 연인들끼리, 친구들끼리 발걸음을 재촉이며 어디론가 움직이고 있다.  덥다. 무척이나 덥다.


첫 번째로 찾아간 곳이 여행 안내소 (Informantion center). 걸어서 20분 거리다. 이틀간 투어를 하려는데 꼭 가봐야 할 곳을 추천해 달랬더니 Moon Valley와 Ruta de Los Salares를 권한다. 두세 군데의 여행사를 들러 가격을 받아보니 정찰제로 모두 같은 가격이다.  그러나 4-5일 투어를 하시는 분들은 패키지로 사면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다른 여행객들로부터 들었다.


저녁을 해결하기 위해 주변 식당을 찾았다. 글쎄 이런 시골에 맛집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과욕이라 생각되어 개중에 손님이 많은 식당을 끼웃거리니 들어오라고 손짓한다. 음식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다. 그냥 한 끼니 때웠다고나 할까?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시골을 찾아다닐 텐데 이 입도 적응 해야겠지?  허스름한 식당에도 중남미 특유의 음악과 노래로 식당 안은 귀가 따가울 만큼 요란하다.  음식이 입으로 들어 가는지 코로 들어 가는지 모르겠다.



Moon Valley 투어


저녁 sun set 관광이 투어의 하이라이트 이기 때문에 오호 늦게(3-4시경) 투어를 시작한다. 버스에는 관광객이 만원이다. 인기가 많은 투어코스로 짐작되어 기대를 안고 30-40분 정도 차를 타고 계곡으로 들어가니 별천지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안내원은 이곳이 달 표면과 흡사하다 하여 Moon Valley 라 부른다고 하니 비록 달나라에 가본 적은 없으나 얼추 이렇겠구나 하고 상상해 봤다.


바다였던 곳이 지각변동으로 이 세상에 나왔던 터라 조그마한 바위산도 있는데 그 저변에 있는 소금이 하얀 눈밭과도 같아 보인다.  바위로 둘러싸여 있는 조그마한 계곡에서 사람들이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우리니 바위 속에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저 바위 속에서는 지금도 변화가 계속되고 있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모래언덕이다. 그렇게 높아 보이지 않는 모래 언덕인데도 세찬 바람이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다. 안내원이 쓰고 있는 모자를 조심하란다. 인도를 벗어나 모래밭으로 날리면 주우러 갈 수 없다 한다. 그만큼 환경보호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좋은 일이다.  조금만 인도에서 벗어나면 안내원이 쫓아와 주의를 준다. 이 사막에 세찬 바람이 만들어낸 모래언덕. 중동의 모래사막을 이곳에서 맛보았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해 질 무렵에 sun set을 보기 위해 산을 오르니 수십대의 차량, 수백 명의 관광객이 벌써 자리를 잡고서는 저물어가는 해를 기다리고 있다. 이 또한 장관이다.  미국 L.A. 에 있는 헌팅톤비치에서 sun set을 보았는데 벌써 두 번째다.




Ruta de Los Salares


아침 8시에 출발한 우리 관광차는 산을 오르고 또 오른다. 안데스 산맥이다. 저 멀리에 서있는 높은 산에는 구름이 걸쳐 있는 듯 보이는데 구름이 아니라 지금도 활동을 하고 있는 화산이며 분화구에서 솟아오르고 있는 수증기란다. 2022년 12월에 용암을 뿜어낸 이후로 접근이 금지되고 있다 한다. 그들은 이곳저곳에 솟아있는 5,000 미터 높이의 산들을 volcano(화산)라고 부른다. 2,000미터 높이에 이르렀을까? 가장 가까이에 있는 화산을 사진에 담기 위해 차에서 내렸더니 온몸이 굳어버릴 만큼 매서운 추위다.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에 당황하고 오늘 남은 일정이 얼마나 추울까 걱정이 된다.


500미터를 더 오르니 그러니까 2,600 미터 고지에는 커라란 호수가 있다.  호수 주변은 소금이 있어 하얀 색깔로 테를 두르고 있는 듯하고 물은 짙푸른 맑은 미네랄이다. 소금물 미네랄이다. 그런데 호수 안에 많은 조류들이 놀고 있다. 플라밍고와 갈매기들이라고 한다. 어떻게 짠 소금물을 먹고살 수 있느냐고 물으니 오랜 세월 동안 이곳에 서식하면서 그들의 몸 안에는 소금을 걸러주는 기관이 발달하여 생존하고 있다고 한다. 생존의 기적을 듣고 있다.




화산재로 뒤덮인 듯이 보인 산 비탈길에는 하늘에서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굵은 바위돌들이 널려있다. 화산 분출 시 멀리 날아온 용암들이라 한다. 커다란 바위를 가까이 찾아가 보았더니 금이 쩍 쩍 벌어져 있는데 이는 추운 날씨에 얼려 있다가 녹기를 반복하여 생기는 현상이라나? 바위가 조금은 휜 것처럼 보이는데 한쪽이 오랫동안 심한 비바람에 의한 풍화작용으로 곱은 모양을 하고 있단다. 아름다운 모습들을 사진에 담기 위해 카메라를 움켜쥐고 있는 손이 떨린다. 고산지대이기 때문이다. 우리 일행 중 한 사람은 아예 차에서 내리지 않고 차 안에 앉아서 구경을 하고 있다. 말로만 들었던 안데스 산맥의 정상에 와있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고원 사막지대에서 서식하고 있는 라마떼를 만났다. 어떤 무리들은 풀 한 포기 보이지 않는 곳에 모여있다. 어떻게 저기서 서식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돌 밑에 풀이 있는데 이를 먹고 산단다. 척박한 땅에서 억센 풀을 뜯어먹고 자란 짐승들 라마는 낙타와 산짐승 노루의 합작품 이라고나 해야 할는지? 라마를 잡아서 영업용 식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으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는 가능하다는데 무슨 말인지 잘 오르겠다. 가슴에 있는 털이 보온용으로 탁월하여 상품가치가 높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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