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아웃'만큼 무서운 '보어아웃(Boreout)'
일 잘하는 베테랑 선배가 있었다.
일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도 명확했고, 증명하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 그 선배가 내게 말했다.
나 퇴사하려고. 이제 이 일이 재미가 없어
더 이상 성장한다는 느낌도 못 받겠어
'성장'이라는 말은 사회초년생이나 주니어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니다.
크고 작은 성공과 실패로 다져진 다양한 업무경험을 가진 베테랑에게도 성장의 감각은 중요하다.
더 이상 이 조직에서 맡은 일을 하면서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면
일의 의미를 느끼지 못하게 되고 이는 곧 조직 안에서 나라는 사람의 존재 이유를 잃게 한다.
이런 상태를 '보어 아웃(Bore-out)'이라고 부른다.
우리에게 '번 아웃(Burn-out)'이라는 말은 익숙하다.
보통 과도한 업무와 그에 따른 스트레스, 부담감 등이 지속적으로 누적되면서 발생하는 소진 증상이다.
몰입하는 사람이든, 몰입하지 못한 채 부담만 안은 사람이든
누구나 번아웃에 빠질 수 있다.
번아웃의 반대에 있는 개념이 보어아웃이다.
'소진'이라는 결과를 야기한다는 것은 번아웃과 보어아웃 모두 같지만,
보어아웃은 지루함과 무의미함이 누적되면서 소진된다.
보통 다음과 같은 이유로 보어아웃이 찾아온다(Rothlin & Werder, 2007).
쉬운(과소) 도전(Underchallenge): 능력에 비해 일의 난도가 낮아 성취감을 못 얻을 때
관심 부족(Lack of interest): 일 자체에 대한 내적 동기나 의미 상실
지루함(Boredom): 반복적이고 자극이 없는 일로 인해 생기는 정신적 탈진
✅ 혹시 나도...?
직장에서 아래와 같은 증상들이 반복된다면 보어아웃이 발생할 확률이 제법 높다.
출근하면 가장 먼저 ‘오늘도 어떻게 시간을 때울까’부터 고민하게 된다.
내 업무는 반복적이고 도전이 전혀 없다.
업무에 몰입하기가 어렵고, 집중이 잘 안 된다.
일을 해도 성취감이 없고, 내 존재가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업무 시간 대부분을 인터넷 검색, 메신저, SNS로 보낸다.
직장에서 ‘할 일이 없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어 불안하다.
요즘 무기력하고, 회사 얘기만 나오면 피로해진다.
최근 퇴사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회사에서 감정적·사회적으로 고립돼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무 일도 하지 않지만, 그게 오히려 더 피곤하다.
(레퍼런스 중심으로 재구성)
보어아웃은 번아웃보다 상대적으로 서서히, 그리고 조용히 찾아온다.
보어아웃은 개인 측면에서는 자기효능감를 상실하거나 더 나아가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조직 측면에서는 구성원의 낮은 몰입으로 인한 생산성 하락, 사기와 분위기 저해의 요인이 될 수도 있다.
✅ 만약 당신이 보어아웃이라는 생각이 든다면,
성장 관점에서 내 일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정리해 보기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작은 성장목표 설정해 보기
일상의 루틴에 약간의 변화를 주기
리더와의 면담을 통해, 현재 애로사항에 대한 논의 혹은 업무 재조정 요청하기
필요하다면 직무, 부서이동 고려해 보기 (단, 충분히 고민하기)
✅ 조직 차원에서는
경력개발경로 제공: 이 직무에서 일한다면 나는 어떤 전문가가 될 수 있는지 커리어 패스 제공
직무순환제 도입: 유사직무 혹은 도전직무에서 일을 경험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제도 운영
원온원(1 on 1): 리더가 팀원들과의 정기적인 면담을 통해 감정상태와 몰입도를 점검하도록 지원
몰입의 반대말은 어쩌면 '지루함' 혹은 '무의미함'일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진짜 지치고 무력해지는 이유는, 더 이상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나에 대해서 그리고 내 일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고민해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왔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