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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수선 Nov 19. 2021

진실의 색(히토 슈타이얼)

20210415 논술 답안 필사

  저자의 주장을 가장 잘 대변하는 사례는 윌리엄 켄트리지의 작품 <블랙박스>다. <블랙박스>는 화이트 큐브와 블랙박스가 융합된 좋은 사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저자는 전시 공간의 투자자가 식민주의를 상징하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하나의 시점이 빠졌다고 비판한다. 작품 속 두 가지 시점은 이런 모순을 보여주지 못하므로 진실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때로 모순이 진실을 부각할 때도 있다. 그 예로 부산근대역사관을 들 수 있다 부산근대역사관 건물은 일제강점기 일본이 식민지 수탈을 위해 설립했던 동양척식주식회사의 건물이다. 현재는 이 건물을 보전, 활용하여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장소로 사용하고 있다. 식민지 시절의 아픔을 기억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공간이 과거 식민지 수탈의 근거지라는 점은 모순이다, 그러나 대중은 이런 모순 덕분에 과거에 깊이 공감하고 진실을 예민하게 바라본다.


 <블랙박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식민주의에 대해 폭로하는 작품과 그 작품이 전시된 공간 사이엔 분명히 모순이 있다. 그러나 이것이 진실을 가리는 것은 아니다. 이 모순은 진실을 바라보게 하는 제3의 시점이 된다. 관객은 이 사실을 통해 진실을 더 날카롭게 바라볼 수 있다.


 진실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진실이 어떻게 보이는지 보다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진실은 하나의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진실을 만드는 것은 작품이 아니라 작품을 받아들이는 관객이다. 그러므로 진실 역시 각기 다른 모습으로 개인 속에 존재한다.


 진실이 제대로 받아들여지려면 작품은 관객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때 작품을 둘러싼 공간의 역할이 중요하다. 공간 역시 작품과 상호작용을 하며 관객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작품과 공간의 상호작용이 잘 이루어져야 관객에게 정확한 정보가 전달된다.


 야외에 설치되어 녹이 슨 철제 조각 작품은 작품과 공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관객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좋은 예시다. 야외에 있어야 할 작품이 부식이 염려된다며 화이트 큐브에 전시된다면 관객은 그 작품을 보고 제대로 된 진실을 만들 수 없다. 작가가 의도한 것은 작품의 일시성이기 때문이다. 작품과 공간 사이의 올바르지 못한 상호작용은 관객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여 진실이 제대로 표현되는 것을 방해한다.


 규격화된 공간은 다양한 작품과 상호작용을 하기 어렵다. 그러므로 작품과 공간이 적절하게 상호작용을 하려면 야외 같이 다양한 대안 공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처럼 작품이 다양한 공간과 상호작용을 해야 작품이 내포한 진실은 정확하게 표현될 수 있다.


 진실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진실이 어떻게 보이는지 보다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진실은 절대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감각 기관으로 받아들인 정보를 바탕으로 진실을 파악한다. 사람마다 느끼는 감각의 정도는 다 다르므로 진실은 단 하나의 개념이 될 수 없다. 받아들이는 개인 안에서 각기 다른 진실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진실은 보이기보다 제대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되어야 한다.


 진실을 만들어 내는 것은 대상 자체가 아니다. 대상을 인지하는 사람이다. 진실이 제대로 표현되기 위해서는 진실을 만들어 낼 사람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할 때 가장 큰 방해가 되는 것은 선입견이다. 제시문에서 '흰 벽은 서구의 진보의 가치들로 채워져 있다.' 나 ;블랙박스는 관음적인 욕망의 장소, 섹슈얼리티의 그림자 연극이다.'라는 내용이 있다. 이는 흰색과 검은색에 대한 일종의 선입견이다.


 특히 화이트 큐브와 블랙박스처럼 전시 대상이 아닌 전시 공간에 내재된 선입견은 위험하다. 왜냐하면 전시 공간도 전시의 요소이기 때문이다. 공간 역시 관객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공간은 전시 주체가 아닌 주변물이라는 인식 때문에 공간이 주는 정보는 은밀하게 다가오므로 알아차리기 어렵다.


  그러므로 전시 공간이 객관성을 가지고 대상의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하는데 주목할 때 진실은 제대로 표현될 수 있다.


 뒷 글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쓴 글이 앞의 글이다. 논술 답안인지라 한정적 분량 안에 주장과 근거 모두를 적어야 하는 터라 앞 글의 경우 주장에 대한 예시와 근거가 추가되고, 주장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생각과 제시문 인용은 빠졌다. 만약 이 주제로 글을 다시 쓴다면 앞의 글과 뒤의 글을 적절히 섞으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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