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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닐라코드 Nov 19. 2024

2. 수석엔지니어가 되고 처음 할 일

정신을 차려보자

수석엔지니어가 되고 가장 먼저 든 생각이 뭐였더라, '제가요?' 였던 것 같다.

제일 중요한 건 어리둥절한 나 자신을 스스로 다독이는 일이다.

수석엔지니어의 멘탈을 위해 할 일들을 정리해보았다.



내가 하는 일 줄이기


원래 개발자로 속해있던 팀이라면 어렵겠지만, 내가 하는 실무를 줄여야 한다.

본투비 개발자라면 쉽지 않겠지만, 코드 만지는 시간을 줄이고 개발문서나 로드맵과 친해져야 한다.

전체를 파악하고, 나만의 인사이트를 계속 키워야 한다. 이것이 결국 팀에 도움이 되는 길이다.

익숙한 업무를 하고 있다면 제일 먼저 줄여야 하는 일이다, 쉽고 익숙한 일은 위임해야 한다.

처음 하거나, 어려운 일을 내가 하도록 하자. 


내 시간 확보하기


수석엔지니어의 시간은 본인의 것이 아니다. 슬프지만 누구든 인터럽트를 걸 수 있다.

임원이든 랩장이든 주니어나 시니어 엔지니어든 그 누구든.


내가 좋아하는 것들, 내가 배우고 싶은 것들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수석엔지니어의 커리어는 아무도 챙겨주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챙겨야 한다.

특정 요일을 정해놔도 좋고, 그게 어렵다면 하루 중 단 30분이라도 연속적인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이것이 어렵다면 1번으로 돌아가서 일을 줄여서 시간을 확보한다.


회의를 이용하기


이렇게 보고/회의가 많았나 싶을 정도로 회의 초대가 많을 것이다. 

하루에도 4-5번씩 회의실에 붙들려가 있을 수 있다. 

처음에 보고/회의 불려가면 정신이 없을 정도로 새로운 것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초반에는 이를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회의를 통해 힌트를 얻고, 팀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재빠르게 캐치해야 한다.


특정 팀원 친분관계를 맺지말기


어렵지만 꼭 해야 하는 일이다. 리더는 외로워야 한다는 고리타분한 말은 옳다.

팀원들과 사회적인 관계를 맺지 말라는 말이 아니라, 팀원 모두와 평등하게 맺어야 한다.

특정 팀원과 친분관계가 있다면, 다른 팀원에게도 좋지 않을 뿐더러 그 팀원에게도 좋지 않다.

필요한 일이 있을때마다 내가 항상 찾게 되는 사람이 고정되기 때문이다. 고정되는 팀원은 곧 고인 물이 되고, 팀 전체 문화에는 좋지 않은 영향만 남기게 된다.



어리둥절한 나 만큼이나 팀원들도 긴장하고 있기 때문에, 팀원들을 위해서 아래와 같은 행동들을 한다.


팀 파악하기


원래 개발자로 속해있던 팀이라면 조금 용이하겠지만, 팀을 파악하는 것부터 해야 한다.

- 소통을 어떻게 하는 팀인지: 대화, 이슈트래커, 메신저 등등 가능한 팀내 소통의 도구를 알아내기

-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가치를 어디에 두는 팀인지, Agile 방식으로 하는지, 코드리뷰문화가 어떤지

- 어떻게 발전하는 팀인지: 리서치는 어떻게 하는지, 선행개발은 누가 하는지 등


초반에 이런 것들을 파악하기 위해 1on1을 활용하기도 한다. 개별적으로 물어보는 것이다.

이때 직설적으로 말하는 팀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정보를 가려서 듣는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필터링 없이 나오는 말을 일단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다.


업무 파악하기


일단은 제 1원칙, 누군가에게 업무요약 보고를 요청하지말자 우리는 임원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정기 주간/월간 보고 같은 것은 없애는 것을 추천한다. 

대신 사용하고 있는 팀 협업도구 문서 시스템에 업무를 정리하도록 하고, 그걸 자세히 읽는 것부터 시작한다.

모르는 용어나, 모르는 분야, 모르는 이슈가 있다면 공부하자. 팀원의 시간은 되도록 뺏지말아야 한다.

프로젝트 진행 상황에 따라 팀원별로 진행경과는 변경될 수도 있으니, 6개월정도는 관찰이 필요하다.


팀 구성 (서서히) 개편하기


이 작업은 적어도 1년 이상은 걸린다고 생각해야 하며, 기존 팀 구성을 해치지 않도록 서서히 진행해야 한다.

팀원들의 피드백을 받으면서 진행했던 일 중에 반응이 좋았던 개편 방식은 다음과 같다.

- 백업/페어 만들기: 시니어/주니어로 백업을 만들고, 서로 업무를 크로스로 공유하도록 한다.

- 서브그룹 나누기: 의외로 이 작업이 되어 있지 않은 팀이 많다. 모두가 모든 개발이슈를 담당하는 팀이 그렇다. 적어도 3-4명 정도의 서브그룹으로 나눠주는 것이 서로의 전문성을 키우는 방법이다.


* 이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소외되거나, 불화가 생기거나, 하기 싫은 일을 맡아서 해야 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괜한 싫은 소리를 듣게 되어 스트레스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변화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



그리고 자신의 리더십이 뭔지 고민하고 대원칙을 세우도록 해야 한다. 

팀의 조직문화를 위해서 자신이 어떤 영향력을 가질 것인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고민 해 보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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