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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패맨 Jun 28. 2024

복싱 속에 비친 내 모습

복싱을 하기 적합한 사람

복싱 안에 사람 있다

 어느 날인가 코치님이 해주셨던 말이 생각난다. "신기한 게 복싱하는 거 보면, 그 사람이 보여요." 말인즉슨, 어떤 사람이 복싱을 하는 걸 (자세히) 보면 그 속에 그 사람의 성격과 모습이 반영되어 보인다는 말이다. 단순히 아웃복서냐 인파이터냐 같은 스타일 떠나서, 습관, 자세, 성격, 임하는 태도, 정신력, 인간성과 같은 사람의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다는 것이다. 느 정도 납득이 가는 말이었다. 

 나로 예를 들자면, 나는 아웃복싱을 하면서도 매우 정석적인 복싱을 추구하는 스타일이다. 하이가드에 업라이트 스탠스를 추구하고, 콩콩이 스탭을 뛰며 스트레이트를 주로 쓴다. 나의 스승님(관장님)이 기본기와 자세를 중시하기에 나 역시 그런 복싱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더해서 이노우에 나오야라는 선수를 좋아하기 때문에 자세에 매우 신경을 쓰며 복싱을 한다. 또한 나는 복싱을 좋아하지만 스파링과 맞는 것이 두렵고, 겁도 많은 사람이다. 하지만 나와 같은 아웃복싱을 하면서도 정석과 반대로 가드를 내리고 복싱을 하는 사람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기본기보다 화려한 기술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연습량은 적지만 재능이 있어 스파링을 할 때 빛을 발한다. 또 어떤 사람은 타고나길 호전적이고 겁이 없어 스파링을 좋아하고 맞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도 한다. 이처럼 사람마다 성향, 스타일, 기호가 다르기에 복싱하는 모습 역시 다양해지고 그에 따라 그 사람의 모습이 보이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연습하는 모습에서 보이는 집중력의 정도와 복싱에 투자하는 시간에서 그 사람의 모습이 많이 보이는 것 같다.  




복싱을 하기에 적합한 사람?

 사람마다 복싱을 하는 목적이 제각각이기에 복싱을 하기에 적합한 사람이란 건 없지만, 복싱을 진지하게 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분명히 적합해야 유리한 부분들이 있다. 복싱이란 로프로 둘러싸인 사각의 링 위에서 주먹에 글러브를 끼고 상대와 1대 1로 서로의 힘, 스피드, 반사신경 등을 겨루는 스포츠이기에, 시합이나 스파링에서 자주 승리하는 사람이 복싱을 잘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복싱은 운동 특성상 링 위에서 홀로 상대와 격렬한 주먹을 주고받아야 하기에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필요로 한다. 즉, 복싱을 하기에 적합한 사람은 힘, 스피드, 반사신경, 맷집 등 육체적 능력이 뛰어나야 하고, 격렬한 상황이나 고통 속에서도 침착할 수 있는 대범함을 갖추어야 하며, 맞거나 때리는데 주저함과 겁이 없고, 승부욕이 강하며 호전적이어야 한다. 이 중 하나라도 갖추고 있을 경우 복싱을 하는데 상당한 메리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육체적 부분과 정신적 부분을 함께 가지고 있을 경우에는 복싱을 하기 매우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다행인 점은,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위에 부합하는 사항이 없다 하더라도 복싱을 통해 이를 상당 부분 기를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메리트가 있는 사람에 비해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차이 나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아무리 운동신경이 없어도 복싱을 배우면 작게나마 몸의 리듬감이라는 것을 체득할 수가 있고, 스파링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일지라도 스탭 뛰며 주먹을 천 번 만 번 이상 내질러봤다면 싸움이 났을 때 그 주먹이 반사적으로 나가게 된다. 특히 스파링의 경우는 해본 사람과 안 해본 사람의 차이가 극과 극에 달하는 수준이기에(마찬가지로 시합에 나가본 사람과 안 나가본 사람의 차이도 크다), 몇 번 해보면 어떤 움직임이나 정신력이 필요한지 반드시 깨닫게 된다. 

 결론적으로 복싱을 하는데 적합하든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든 복싱을 한 번 열심히 해본다면, 안 해본 사람과의 차이가 극명한 것은 확실하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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