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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혜숙 Oct 24. 2021

학교 부적응 청소년과 그 가족을 인내하며 기다리자!

부적응 청소년의 성공적인 적응기 


자녀를 학대하는 부모, 그중 친모의 학대에 관한 기사를 종종 볼 수 있는 것이 요즘이다. 친모가 어떻게 자식에게 그런 끔찍한 행동을 할 수 있을까,,, 하며 혼란에 빠지곤 한다. 고통을 이기지 못한 아이는 끝내 죽음에 이르게 되고 부모는 그제야 고개를 숙인 채 침묵한다.

기사를 접하면서도 눈물을 감출 수밖에 없을 정도로 아이가 만난 세상은 너무도 끔찍하고 잔혹하기까지 하다.

아이에게 미안하고 더 이상 그런 부모가 나오지 않기만을 고대하는 마음을 모으지만, 현실은 또 반복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상담 장면에서 만나는 아동 혹은 청소년 중 친모의 학대, 그중 정서적 학대와 방임에 의해 세상(학교)과 단절된 삶을 살아가는 학생들이 있다. 학대와 방임을 하는 자신을 미처 인식하지 못한 채 친모는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에도 힘겨워 보일 때도 있다.






<사례> 정신적 문제로 자녀를 학대하고 방임했던 아내와 오랜 시간 동안 결혼생활을 이어온 중년의 남자는 두 딸을 둔 아빠이기도 하다. 개인의 경제력은 삶을 지탱하고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로, 특히 가장(남자라면 특히 더)에게는 더 필요해 보인다. 

중년의 남자, 두 딸의 아빠는 그런 경제활동을 중단한 지 수년이 지나면서 삶이 무기력해졌다. 집 나간 아내의 흔적만을 기억하며 혼자 버거운 양육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왔지만 언제나 역부족이었다. 작은 딸이 초6, 큰딸이 중3이었다. 


상담이 종결된 후에도 간간히 자녀들과 자신의 소식을 전해주곤 했다. 최근에 다시 근황을 알려주며 기쁜 소식을 전해준 문자이다. 

당시 큰딸은 중학교 자퇴를 준비하고 있었고 작은 딸은 등교거부를 하는 상태에서 상담실을 방문했다.

무너진 가정의 울타리를 다시 재건하기 위해서는 무기력한 아빠에게서 강렬한 삶의 동기를 찾는 것이 필요했다. 중요한 상담의 목적이었다.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며 자신이 최선을 다했던 순간들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삶의 의지가 남아있음을 인식했다. 자녀에 대한 불만이 결국 자녀에 대한 애정이었음을 이해하고 잔소리와 독설이 아닌 <공감>과 <자녀와 함께 하기>의 형태로 생활을 변화시키도록 도왔다. 


생활 속에서 생긴 아빠의 에너지와 생동감은 자녀들에게도 전이된 걸까? 오랜 시간 머물러있던 작은 아이의 등교가 시작되었다. 큰 딸은 자퇴 이후의 자신의 삶을 설계하고 상상해 보도록 했다.

삶의 동기를 잃은 아빠와 사회에 적응하지 못했던 자녀들이 이제 자신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꿈꾸고 있다. 가족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지만 여전히 느리게 움직이는 이들도 있다. 옳고 그르다로 판단하지 말자. 느린 그들의 속도에 발맞춰 인내하며 기다리자. 인생의 속도는 개인마다 다르다. 우리 모두는 행복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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