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을 앞두고 어려워진 혼밥???
건강한 프리랜서로 살기 프로젝트
최근 '건강한 프리랜서로 살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유 중 하나다.
프리랜서 생활 어언 11년 차.
편하기만 했던 것들이 이제 생각지 못한 곳에서 어려움으로 다가온다.
그중에 가장 당혹스러운 것은 혼밥 생활.
혼밥 문화가 그리 자리잡지 않았던 20여 년 전부터 혼밥을 즐겨했고, 크리스마스나 밸런타인데이 등 수많은 기념일에도 영화관 커플들 사이를 비집고 팝콘 먹으며 자리를 잡던 나였다. 스무 살에는 원피스를 차려입은 여자가 아침부터 혼자 순댓국밥을 퍼먹으니 가게 아저씨들이 다 쳐다보던 그런 때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혼밥이 힘들다니.
일단 누적치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1년과 10년은 다르니까. 외식도 1년까진 즐겁지 않을까 싶다.
또 하나는 요리 때문이다. 이런 고물가 시대에 매번 나 혼자만을 위해 비싼 밥을 사 먹을 순 없다. 건강을 걱정해야 할 나이에 바깥밥만 먹기도 꺼려진다. 그렇다고 요리를 할 줄 아나, 식재료 관리를 제대로 하나. 하지도 못하는 일에 스트레스만 받기 일쑤다. 누가 뚝딱 하고 차려주면 좋으련만 나에게 그런 우렁각시는 없다.
누구라도 나눠먹을 사람이 있으면 열심히 만들어볼 텐데, 내 입 하나만 채우면 되다 보니 모든 것이 허술해지고 더 대충 가게 된다. 프리 생활을 오래 하면 직장인들이라면 벗어나고 싶을, 구내식당 짬밥이 제일 부럽다.
그다음은 사람과 대화, 그리고 관계다. 원래 사람은 간사하다. 사람들 속에서 미소를 장착하고 종일 부대끼는 사람이야말로 혼자 있는 시간을 갈망할 터. 그런데 '캐스트 어웨이'처럼 혼자 고립된 사람이라면, 그것이 배구공이라 할지라도 연결을 갈망한다.
일을 하며 군중 속에 살지만 사실은 무인도에 갇혀있는 꼴이다. 그리고 아직 극복 방법을 모르겠다.
시작한다. '건강한 프리랜서로 살기' 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