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18일 저녁
저녁은 처음 집밥을 했다.
제주에 오기 전 100가지 요리를 해보기로 마음먹었는데
반이나 겨우 했나 싶다. 그래도 얼큰한 콩나물김칫국 한 그릇이 땡겨서.
꼭 필요한 기본양념들만 조금씩 가져오다보니
그때그때 필요한 양념들을 식재료마트에서 조금씩 사고 있다.
양념 물가를 알면 살림은 중수급이라더니 생각보다 가격이 상당해 놀랐다.
고춧가루 200g이 무려 14,000원. 다진마늘 조그만 통 하나도 꽤 고가다.
이렇게 하나둘 양념을 사다보면 밖에서 사먹는 음식 가격이 이해가 된다.
대파값, 고춧값, 양파, 마늘, 참기름, 각종 장류 등등...
오전에 먹은 빵에 속이 느껴했는데 얼큰한 고춧가루가 들어가니 속이 풀린다.
역시 한국인은 매콤한 고춧가루 힘으로 산다.
속은 풀렸으나 몸은 뻐근하다.
아내는 여기에서 마사지 받는 게 소원이라고 노래를 부른다.
버티려면 몸도 좀 풀어야겠지.
안 그래도 몸도 며칠째 성하지 않아
뭉친 근육을 좀 풀어주면 좋겠다 싶었다.
중문 쪽 대포항구 앞에 다바다 아로마란 마사지 샵이 있다.
아내는 어떻게 알았는지 시간당 5만원에 평이 좋은 곳으로 당일 예약을 했다.
아이들 잠드는 시간에 맞추다보니 밤이 늦었다.
인상 좋고, 팔이 두꺼운 아저씨가 늦게까지 기다리고 계셨다.
멍든 듯 펴기 힘든 손목을 되려 아프게 꾸욱 눌러주셨다.
어깨에 곰이 다섯 마리는 앉은 것 같다며 뭉친 어깨를 꽤 묵직한 힘으로 누르는데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다.
신기하게도 어깨와 손목이 굉장히 시원해졌다.
아내는 허리 근육이 심하게 뭉쳤다고 한다.
몸도 굳고 배에 가스가 가득 찼다고.
15년차 마사지 경력은 도사급이다.
몸에 손을 대보면 상태를 읽는다고 하니.
여기서 마사지를 받으며 며칠 동안 치료용으로 제주를 찾는 고객들이 많다고 한다.
경제적 여유만 있으면 주기적으로 마사지 여행을 오는 것도 좋겠다 싶다.
오랜만에 속도 몸도 마음도 모두 힐링되는 제주였다.
아낌없이 살았다. 한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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