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좋은 어느 날 오후
제주는 바람이 좋다. 모처럼 좋은 바람에 연을 날렸다.
엄마는 연을 날리고, 첫째는 비누방울을 분다.
둘째는 연을 쫓고 비누방울을 터뜨린다. 아빠는 그 풍경을 담는다.
이보다 더 좋은 수채화가 어딨으랴. 몸은 좀 되지만 이렇게 맞는 바람이 좋다.
하루를 온전히 누군가를 위해 쏟는 것만큼 의미있는 일도 없다.
후회없이 놀고, 후회없이 놀아주자!
아이들이 온전히 부모의 마음을 받아주지 못할 때
나도 모르게 욱하는 마음에 큰 소리를 치며 매를 들고 화를 냈다.
여러 번 그랬다.
그렇게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이 되면
평상시 일상에서 보지 못했던 내 밑바닥이 보였고,
참을 인자 여러 개 새겨지는 마음이 시대를 막론한 육아 스피릿인 듯!
더구나 낯선 곳에 나와 살면서
평소 안 쓰던 몸의 잔 근육들이 무리하다보니
곳곳이 제대로 성한 곳 하나 없지만,
그래도 아이들을 보며 함께 있는 순간들, 그 풍경들이
더욱 소중하고 값지다.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라 더더욱!!
나를 위한 시간보다
얻기 힘든 가족의 시간을 찾는 것.
그게 이번 제주살이의 목적이라 정의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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