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4월 19일 (월) / 7일차
2021년 4월 19일, 월요일 (7일차) 반가운 손님
강정 아파트 → 섭지코지 → 성산 가시아방 국수(★★★★) → 성산 휘닉스파크
오랜만에 묵직한 짐을 쌌다.
오늘부터 성산, 우도 쪽에 일주일 가량 다녀올 예정이다.
제주가 작다지만 그래도 차량으로 왕복 이동하는 시간을 고려하면
제주 동서남북 한 곳 씩은 숙소를 잡아 두루 다녀보는 게 좋을 듯하다.
4월의 제주는 동서남북 어디나 아름답다.
무엇보다 날씨가 큰 몫 한다.
강정에서 성산까지 거리는
대략 52km 정도.
멀지 않은 거리인데도
이동시간은 무려 1시간 반 정도다.
특히, 제주는 속도 제한이 많아
마음 놓고 달릴 수가 없다.
그래도 중간중간 나오는
시원한 바다 풍경에
달릴 맛이 난다 :)
제주 내에서의 이동인데도 애들 짐이 한보따리라 뒷좌석까지 꽉 채워 짐을 실었다.
특히나 섭지코지는 제주에서 손꼽아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다.
작년에 왔던 휘닉스파크에 대한 기억이 너무 좋아서, 숙소에서 보이는 섭지코지
풍경이 너무 인상적이라서 이번 살이에 1순위가 휘닉스 파크 예약이었다.
이번에 잡은 방은 섭지코지 바다 전망이다.
방에서 바다와 성당이 시야에 들어올 정도로 푸짐한 뷰 맛집이다.
2박이 아쉬워 1박을 바로 추가했다.
평일 예약이니 즉석 연장이 가능하다.
늦은 오후, 섭지코지를 한 바퀴 돌았다.
코지는 바다로 불쑥 튀어나온 곶을 뜻하는 제주방언이다.
<올인>의 촬영지로 워낙 유명한 곳이다보니 관광객이 없는 날이 드물다.
오늘은 제주에 관광온 아내의 지인들을 만나는 날이다.
서울에서는 가까이 살아도 보기 쉽지 않은데 이곳에서는 그리 오랜만에 만나도
반갑다. 그래도 아내 지인들은 내 지인들에 비해 자주 만나는 편이다.
먼저 온 손님은 아내의 조리원 동기였던 달해 씨네. 아들 둘이 버거워 보였다.
그리고 아내의 절친 찌롱이(별칭)네.
지음이가 너무 좋아하는 수안이 오빠네다.
내 지인을 아내와 만나는 것보다 아내의 지인을 내가 만나는 게 되려 편하다.
언제부터인지 관계가 그렇게 설정되고 있었다.
하루가 훌쩍 가버렸다.
그저 조금 멀리 이동했을 뿐인데.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고, 허기져 삼시세끼를 챙겼을 뿐인데.
이곳에서의 하루는 참 짧은 느낌이다.
수안이네는 제주에 일부러 왔다. 모자간 둘이 오기 쉽지 않을텐데
그래도 지음이와 예음이가 워낙 좋아하는 오빠라 같이 묵어도 좋은 벗이다.
지연 씨(찌롱이 실명)는 미안한 일이 많다. 우리가 집에서 나와 있던 며칠간에도
집에 택배가 오면, 가스 검침이 필요하면, 혹여나 집이 잘 있는지 가끔
우리의 무리한 부탁에도 지척에 살고 있다는 이유로
단 한 번도 싫은 내색 없이 잘 들어주는 좋은 인연이다.
그래서 늘 마음의 빚이 있었는데 숙박이라도 우리가 해결해줄테니
마음껏 놀다가라는 얘기에 성수기라 비싼 비행기 티켓 끊어서 놀러 왔다.
사실 지음이랑 예음이가 있어서 편하지는 않을텐데...
오히려 우리와 함께 다녀 더 미안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지음이는 오빠가 와서, 낯선 곳에서 얘기가 통하는 또래가 와서 너무 신이 났다.
하루가 고됐나보다.
눈앞에 진수성찬을 두고
왜 먹질 못하니?
금강산도 식후경이 아니라
먹는것도 잠후식이다.
이렇게 그녀는 돔베고기와 고기국수 맛을
보지 못하고 피곤에 뻗어버렸다.
그런데, 지칠 만하지...
오늘은 반가운 손님도 왔고, 오랜만에 소맥을 말았다.
한라산과 한맥의 조합. 술이 약해져 몇 잔에 거하게 취했다.
술 마시고 부부 얘기하는 건 참 재밌다. 물론, 심해지면 갈등도 되겠지만
그 선을 지켜서 부부 사는 얘기를 나눈다. 그것도 승애와 지연이가 통하는 이유일까.
맞장구도 잘 치고 서로의 든든한 원군이 되는 둘.
참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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