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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곤잘레스 파파 Jul 29. 2021

고립감

2021년 4월 23일 (금) / 11일차

 2021년 4월 23금요일 (11일차)  고 립 감   


  우도 숙소 → 놀이터 → 안녕육지사람(땅콩아이스크림 ★★★

   → 하고수동 해수욕장 → 이모네식당 (고등어구이 ★★★★★→ 검멀레  

   → 서빈백사(산호)해변 → 우도봉 → 해와 달과 섬(★★★★→ 우도 숙소



 힐링에 힐링을 더하는 곳

 바람도 공기도 햇살도 늘 존재하던 곳과는 전혀 다른 공간이다

 아이들은 공기 좋은 곳에서 마음껏 햇살 받으며 뛰어논다

 벌레를 무서워하는 첫째는 점차 벌레에게 말을 붙일 만큼 친숙해졌다

 미끄럼틀을 혼자 못 타는 아이가 이젠 제 발로 트라우마를 극복했다     


 아침 볕이 참 좋더라

 그래서 어제 왔던 검멀레 해변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었다

 그래서 멀리 우도 등대가 보이는 멋진 풍광 속에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당나귀 당근주기 체험도 하고

 검멀레(검은 모레해변까지 내려와 모래사장을 걸었다

 원없이 풍경을 담았다


우도 검멀레 해변의 앞과 뒤
볕 좋은 날 놀이터 환상곡 ~ ♬


 우도의 중턱에는 작은 면사무소와 농협 마트성당이 모여 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이렇게 멋진 아이들의 놀이터가 있다

 우도에 아이들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훌륭한 시설이었다

 하나하나 자연과 잘 어우러진 놀이 시설물들

 어떤 좋은 관광지보다 아이들은 좋은 볕 아래서 놀이터 환상곡을 연주하고 있었다  

   

 게다가우도에는 제주 어느 해변 못지 않은 아름다운 해변이 3개나 있다

 맑고 푸른 하늘과 에메랄드빛 바다시원한 바닷바람이 

 이국적인 휴양지 같은 느낌이었던 하고수동 해수욕장

 노년에 편히 쉴 곳을 찾아온다면 여기가 어떨까 순간 생각했다.   

 손주가 있다면 1년에 한 번쯤은 오고 싶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해변 앞에 있던 <안녕육지사람>이라는 카페 테라스에 앉아 

 한동안 따뜻한 볕을 쬐고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니 그런 기분이 들더라.  

 여기에 달콤한 우도 땅콩 아이스크림과 쫄깃쫄깃 한치빵까지 곁들이니 

 금상첨화가 따로 없더라



 한참 볕을 쬐고 바람을 즐겼더니 

 점심때가 또 늦어버렸다


 아이들 점심을 먹이기 위해 

 생선구이 파는 가게를 한참 찾았지만

 네이버 블로그에 나온 맛집들은 다들 간판이 바뀌어 있었다

 나름 맛집이라 블로그에 올라왔을텐데 그 이유가 궁금했다


 그렇게 네이버 맛집은 포기하고 어제 저녁을 먹었던 집 인근에 

 LED 간판으로 생선구이라고 써 있는 허름한 식당이 기억났다

 <이모네 식당>이라고 간판 또한 정겨웠다

 아무런 기대 없이 들어갔는데 기대 이상의 맛집이었다!!



 칼칼한 김치찌개와 푸짐한 크기의 살찐 고등어가 넷이 먹기에 풍족했다

 무엇보다 입맛 까다로운 아이들이 무척 잘 먹었다

 인심 좋아보이는 주인 아저씨가 우도 바다에서 직접 잡은 고등어라며

 우도 앞바다 해녀들이 직접 뜯은 미역 반찬에직접 텃밭에서 기른 시금치에

 모두 자연산 제철음식이라 더 신선했고재로 본연의 맛이 강했다

 열하루 동안 방문했던 그 어떤 식당들보다도 좋았던 최고의 식당 <이모네 식당>

 우도 주민들이 자주 찾는 맛집이라고 네이버나 이런 곳엔 찾아볼 수 없는 곳이다

 아내가 말했다정말 친한 지인 아니면 가르쳐주고 싶지 않은 

 우리만 알고 싶은 가게라고     


 그래도 우리만 알고 싶더라도 사람들이 자주 찾아야 나중에 또 올 수 있겠지... ^^

 유명 관광지에서 조그만 김밥 세 줄에 전복김밥이라고 8천 원씩 받는 

 가게보다 백배는 낫다이런 집을 찾으려고 꽤 고생한 보람이 있다

 입맛 까다로운 아이들 덕분이다.  


산호가 가득한 서빈백사 해수욕장
우도봉에서 바라본 우도 전경


 우도 앞바다에 풍랑주의보가 떴다

 숙소 주인 아주머니가 내일은 배가 못 뜰지도 모르니 

 혹시 나가실 거면 오늘 네시 배로 나가셔도 좋다고 직접 연락을 주셨다

 아니지척이 제주도인데 이 거리에 배가 끊기다니...

 섬에 고립되는 기분은 약간 이상했지만

 당장에 급할 것도 없고 별 계획도 없는지라 

 내일 배가 안 뜰 경우 하루 더 머물겠다고 말씀드렸다     


 그 영향인가마지막 배가 떠난 네시가 지나자 온 거리가 한산해졌다

 그렇게 붐비던 아기자기한 전기차와 카페마다 북적이던 관광객들이 

 섬을 다 떠났다식당들도 네시가 되자 일찌감치 문을 닫고

 가이드 분들은 일찍부터 술자리를 시작했다.       


 한산한 우도는 더 매력적이다항구에는 마지막 배가 떠난다

 산호바다에 우리 가족 넷밖에 없다우도를 통째로 빌린 기분이다

 저기 보이는 지척의 일출봉. 15분밖에 안 되는 거리인데 

 파도가 불면 배가 멈춘다고 하니

 섬은 그런 단절감이 있다

 

 

풍랑주의보가 내린 우도의 밤. 맛깔난 회 한 접시로 ♥


 PD라는 직업 특성상 계획에 어긋나는 변수를 정말 싫어한다

 그런데 육아휴직 후 선택한 제주살이는 변수가 크게 나쁘지는 않다

 당장의 변수에 유동적으로 마음만 먹으면 바꿀 수 있는 여유가 있어 매력적이다     


 벌써 열하루차 제주살이너무나 얻는 게 많은 소중한 시간들이다

 지나온지나갈 이 시간들이 나와 아내에게도

 사랑스러운 아이들에게도 멋진 추억여행이 되길 또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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