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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곤잘레스 파파 Jul 30. 2021

나의 비타민, 벗과 술

2021년 4월 27일 (화) / 15일 차

 2021427, 화요일 (15일 차)  벗과 술, 비타민  

  강정 아파트 시스터 필드 / 에이바우트

포레스트 사파리 (★★★★)  사려니 숲길

성미가든 한화 콘도


 제주에 반가운 손님이 온다.

 가장 힘들었던 백수 언시생 시절,

 정말 끈끈했던 스터디 멤버인 염.

 그런 시절을 겪고 각자의 꿈을 이루고, 결혼하고,

 아이까지 데리고  이렇게 제주에서 만나니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10년 우정이다.  

 

 오늘은 모처럼 염지네가 묵는 숙소에서

 하룻밤 보내기 위해 1박 짐을 챙겼다.

 아이들을 재우고 거나하게 한라산에

 회 한 접시 할 생각에 기분이 묘하게 설렌다.


모형 동물원이 찐 동물원보다 더 즐거운 나이 - 세 살배기 인생이다!


 세 살배기 예음이는 드디어 또래 친구를 만났다.

 셋이 모이니 다섯 살 첫째가 왕언니 노릇이다.

 또래 간에는 통하는 게 있는 예음이와 지안이,

 둘이 꽤 잘 어울렸다.

 

 포레스트 사파리는 소규모 동물농장에

 알파카와 미니피그 등 먹이주기 체험이 있어

 아쉬운 정도였지만 아이들은 만족했고,

 의외로 모형 동물에 아이들 반응이 좋았다.


셋이 모이니 왕언니가 된 지음이


 모둠회와 닭백숙.

 두 손 가득 음식을 들고 숙소에 들어갔다.

 나가서 먹는 게 편하지만, 그래도 코로나 시국이라

 두 가족이 먹기에는 숙소가 편했다.

 게다가 회에 소주 한 잔 같이 나눌 거면

 운전대 못 잡는 것도 공평해야 하기에.   

 어딜 가나 숙제인 아이들 목욕과 저녁식사를

 겸하며 오랜만에 잔을 들었다.

 반가운 얼굴들이 모이니 거나하게 취하고 싶은 저녁이다.

 

얘들아, 어른들도 누리고 싶은 청춘이라는 게 있단다.


 아이들이 잠든 10시부터는 어른들의 시간이건만,

 아이들은 쉬이 잠들지 않는다.


 지안이는 늦게 퇴근하는 아빠를 기다리느라

 늦게 잠드는 게 습관이 됐다는 게 왠지 짠했다.

 오랜만에 본 아빠 얼굴도 피곤에 절어 있어 짠해 보였다.

 지난밤 당직까지 서고 점심 비행기로

 올라왔으니 피곤할 만도 하다.


 정치, 부동산, 재테크, , 육아...

 주제는 일관성 없이 산만하지만 공감대는 비슷하다.

 아내를 뺀 셋은 언론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거나 했다는 점이 같다.

 의료업계에 종사하는 아내 친구들을 만났을 때와

 또 다른 느낌이다.

 직업군이 다르면 생각하는 관심사와 공감대도

 약간은 다르다.

 아내는, 그래도 내 친구들과의 이야기에

 관심을 보이고 잘 따라오는데

 의료 분야에 대한 아내 분야

 아직은 따라가기 쉽지 않다.      


 방전된 체력에 말아먹은 소맥 몇 잔에

 정부와 세상사를 안주 삼으니

 새벽 두 시가 넘어가도 잔이 마르지 않는다.

 사놓은 술이 부족해 마트에서 또 맥주를 사 오고

 오랜만에 거나하게 취했다.      


 아내 말로는, 내가 눕자마자

 1분 만에 골아떨어졌다고 한다.

 오랜 벗과 함께 나누는 한 잔 술은,

 시름을 잊게 하는 나의 비타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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