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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곤잘레스 파파 Jul 30. 2021

아이와의 거리

2021년 4월 28일 (수) / 16일 차

 2021428, 수요일 (16일 차)  아이와의 거리  


  한화 콘도 에이바우트 커피 절물 자연휴양림

 어멍식당 (★★) 돌카롱 (★★★★) 강정 아파트


 늦게 잠들었는데 이른 아침 눈이 떠졌다.

 새벽 6, 듣기 좋은 새소리와 싱그러운 풀냄새가

 만연한 안개 낀 호숫가를 걸었다.

 산책로 벤치에 앉아 신발을 벗고 10분간 명상했다.

 좋은 공기를 마시며 잡념을 버리니

  날의 숙취가 풀린다.

 그렇게 한 시간 가까이 산책을 하니

 향긋한 모닝커피 한 잔이 고프다.  

     

 한화콘도가 위치한 곳은 제주 중산간 지역이라

 인근에 마을이 별로 없다.

 인터넷 검색 후 일찍 문을 여는 카페를 찾아 나섰는데

 막상 도착하니 카페는 영업 전이고

 인근을 돌아도 그 흔한 카페 하나 보이질 않는다.

 덕분에 아침부터 비자림 도로를 원 없이 드라이브했다.


 카페 찾아 삼만리.

 20km를 달려 제주시 외곽까지 나가니

 눈에 익은 간판이 나온다.

 강정 숙소에서 아침에 자주 들렀던

 에이바우트 커피 체인점. 너무 반가웠다 ^^     


 카페 바로 앞에 카카오 본사가 있어서 그런지

 아침부터 북적였다.

 미국 실리콘밸리처럼 젊고 창의적인 친구들이

 이른 아침부터 노트북을 켜고 열일을 한다.

 우리 회사도 이런 곳에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커피 한 잔 사러 온 20km를 되돌아갔다.

 꽤 비싼 커피였.


굿모닝 포레스트 in 절물 자연휴양림


 염지네와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누고,

 인근에 있는 절물 자연휴양림에 갔다.

 왠지 익숙한 입구라서 생각해보니 아내 식구들과

 결혼 전에 가족여행을 온 곳이다.

 정확히 입구에서 아내 친정식구들과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난다.


 삼나무 숲에서 달콤한 낮잠에 빠진 둘째


 절물 휴양림은

 곶자왈, 사려니 숲길과 또 다른 느낌이다.

 한눈에 봐도 잘 정돈된 삼나무 숲길과 데크,

 곳곳에 설치된 자연과 어울리는 조형물들이

 전체적인 숲 속 휴양림의 배경을 한껏 살려줬다.

 그냥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느낌.

 유모차를 타겠다고 우기던 지음이는

 거짓말처럼 내려서 데크 위를 뛰었다.

 동생은 숲 냄새와 포근한 바람에 어느새 잠들고.

 숲은 작은 마법을 만들어낸다.

 숲은 아이의 벌레 포비아도 극복시켜줬고,

 안 걷는 아이를 뛰게 만들었다.

 아이들이 평생 이런 공기를 마시고,

 이런 흙길을 밟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신이 난 아이는 목청껏 노래를 부른다.

 지나가던 어르신들이 듣기 좋다며

 한 곡 더 청했고, 그 앞에서 용기를 내

 완창을 했다.      

 어르신들은 아이가 너무 사랑스럽다며

 간식 한 줌을 쥐어주신다.

 사랑스럽다!




 점심을 먹고 숙소 인근을 오가던 길에 있던

 돌카롱 카페에 갔다.

 인스타에서 꽤 유명한 마카롱 맛집인데

 맛도 궁금하기도 하고,

 너른 초원에서 아이들도 뛰어놀기 좋을 것 같아 들렀다.


돌카롱 (★★★★) 5개들이 세트 15,000원 (유채꽃 / 이호테우 / 수국 / 억새)


 현무암을 닮았다.

 개당 3천 원인 셈이니

 시중에 파는 마카롱보다 비싼 감은 있다.

 그래도, 커피와 마카롱 조합은 언제나 정답이다.


 게다가 넓은 초원을 배경으로

 비눗방울을 부는 모녀의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슬로 모션으로 몇 신을 담았다.

 오늘까지 핸드폰에 담긴 사진만 3천 장이다.

 한 컷 한 컷 정성을 들여 찍었다.

 나중에 아이들이 크면 추억하기 위해서.

 돌카롱 값어치는 그런 배경 값에 충분했다.

 쓴 커피 맛이 달았다!


< 아이와의 거리 > 다가갈수록 관심을 가져줄수록 사랑을 아낌없이 줄수록 아이는 그렇게 다가온다...


 우리네 일상을 보면

 부모는 회사에 가서 하루 종일 일을 하고,

 아이는 어린이집에 가고

 각자의 삶을 살다 보면

 하루에 가족이 마주하는 시간은 굉장히 짧다.

 그렇게 살다 보면 가족이더라도,

 남들만큼 못하기 쉽다.


 휴직 후, 일과 회사를 거의 잊고 지낸다.

 이곳에서는 거의 TV도 안 보고,

 온종일 자연에서 뛰놀며 하루 삼시 세 끼에 충실한 시간.

 

 Fall in love with?

 어떤 것이든 사랑에 빠지기 쉬운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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