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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곤잘레스 파파 Jul 30. 2021

직무유기

2021년 4월 29일 (목) / 17일 차

 2021429, 목요일 (17일 차)   ///기  


  강정 아파트 정방폭포 소라의 성 착한갈치 (★★)

 쇠소깍 오레시장 마농치킨 (★★★) 서귀포도서관 강정 아파트


 제주 남동쪽은 말 그대로 제주 관광의 보고라

 불릴 만큼 신의 비경이 넘쳐난다.

 숙소에서 10분 남짓 가면, 그 유명한 관광지인

 정방폭포가 나온다.

 인터넷으로 우연히 찾은 소라의 성도 둘레길 근처에 있다.

 소라의 성은 이름처럼 거창한 성이 아닌

 2층짜리 아담한 저택인데,

 유명 건축가 김중업 씨가 지었다는 설이 있어

 유명세를 탔고 원래는 음식점으로 이용됐으나

 지금은 북카페로 시민들에게 개방되어 있는 곳이다.


 정방폭포 주차장에 차를 대고

 정방폭포의 시원한 정기를 받아 

 올레길 6코스를 걷다 보면 소라의 성에 닿는다.

 시원한 바닷바람에 책을 넘기면

 그것이야말로 신선놀음이다.


정/방/폭/포 : 폭포수가 바다로 떨어지는 동양 유일의 해안폭포


 제주 올레길 중 가장 아름다운 길은

 단연코 올레길 6코스다.

 쇠소깍에서 출발해 제지기오름, 검은여, 소라의 성,

 서귀포 올레시장을 거쳐 정방폭포로 이어지는

 약 11.6km아름다운 보행로.  


소라의 성 (건축가 미상, 김중업 추정)


서귀포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절벽 위에 아슬아슬하게 세워진

소라의 성은 크고 넓적한 원통과

가늘고 긴 원통이 붙어있는,

커다란 소라 모양을 닮았다.

마치 소라의 속에 들어가는 것처럼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둥글게 이어진다.

2017년 서귀포 시민을 위한 북카페와

여행자를 위한 쉼터로 변신한 후,

2018년부터는 전시 기능도 갖춘

복합 문화공간으로 거듭났다.



바다로 이어지는 웅덩이가 소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쇠소깍이라 이름 붙여진 곳.

강가를 따라 나룻배를 젓는 모습이 한 폭의 동양화 같다.

물색도 청명한 에메랄드 색을 띠고

강 속이 훤하게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은 곳.

그 유명한 쇠소깍이다.

 

 아이의 키가 1m를 넘어야 되는 관계로

 아쉽게도 배를 타지는 못했지만

 아이들은 웅덩이 인근에서 퐁당퐁당

 돌을 던지는 재미에 푹 빠졌다.

 아이들이 찾는 즐거움의 동력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단순하다.

 자연 속에서 오히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알아서 즐거움을 찾는다.

 날아다니는 참새를 쫓는 것부터,

 웅덩이에 돌을 던지고, 비눗방울을 불고,

 쫓아가며 터뜨리며 즐거움을 찾는다.



 도심 속에서 아이를 키우는 수단으로는

 테마파크에 데려가 다양한 놀이기구를 태워주거나,

 키즈카페에서 다양한 체험놀이를 시켜주거나,

 무엇이든 돈을 들여 미술놀이, 음악놀이, 체육활동을

 시켜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다.      


 하지만 제주 자연 속에서는

 거미줄에서 움직이는 거미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하기도 하고,

 달리기를 많이 하면 키가 쑥쑥 클 거라는

 농담도 곧이곧대로 믿는다.


 누군가에 의해 간접적으로 배우는 것보다

 부모와 함께 그 경험을 공유하는 것.

 그거야말로 아이들에게 최선의 교육이 아닐까.      


 첫째 아이가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

 첫 아이에 대한 부모의 책임감 때문에 책으로 육아

 세상을 이해하려고 했다.

 그때 봤던 좋았던 문구를 기록해뒀다.      

 아이에게 뽀로로 장난감을 사주는 부모들은 많아도,

  뽀로로 주제가를 함께 불러주는 부모는 많지 않다     

 그런데 현실이 그렇더라.


 일을 하면서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짧은 부모들은

 그저 장난감 선물이나 좋은 놀이동산에 데려가 주는

 정도가 최선이다.  

 뽀로로 장난감은 선물해도,

 그 안에 뽀로로 친구들이 누가 있는지.

 누가 크롱이고, 누가 에디이고,

 누가 뽀로로인지 정도는 알아야 될 텐데. 

 많은 워킹 부모들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 모든 부모들은 알아야 된다.  

 그러면서도 부모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그거야말로 육아에 대한 직무유기라는 것을.


표정부자 막둥이의 선물 : 앵그리와 새드, 해피를 배웠다. 유튜브에서


 아이들의 책을 읽다 보면 생각보다 모르는 상식도

 많이 알게 되고, 제약이 없는 드넓은

 상상력의 세계 속에서 자유를 느끼기도 한다.


 키즈 프로그램을 할 때 어른의 상상력으로

 아이들의 세계를 재단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한심하기만.

 오히려 어른들의 관점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내비치는 펭수가 그래서 인기 있는 건 아닐까.     


 한 아이를 키운다는 건,

 세심하고 정밀한 관심이 필요한 복잡다단한 일이다.

 무엇보다 아이가 놀 때 공감하며 함께 놀아주는 자세.

 아이가 때를 쓰거나 속상해서 울 때,

 막무가내로 다그치기보다

 아이의 심정을 한 번 더 헤아려주면서

 아이를 설득시키는 자세.

 그리고 그 인내를 배우는 것.      


 그런 삶에 대한 기본 철학이 동반되어야 하는 게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바로 육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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