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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곤잘레스 파파 Jul 31. 2021

그렇게 부모가 된다

2021년 5월 1일 (토) / 19일 차

 202151, 토요일 (19일 차)  그렇게 부모가 된다 


 강정 아파트 맥도널드 / 시스터 필드 서귀포 이마트

   서귀포 올레시장 (생갈치) 강정 아파트     

 

간밤의 고민이 대단할 것도 없이 또 아침이 왔고,

제주살이도 달을 넘겼다.

여느 때 아침처럼 동네 단골 빵집에 들러

아이들 아침거리를 사고,

맥도널드에 들러 해피밀도 주문하고,

동네 생활이 상당히 자연스러웠다.

 

 오늘은 아무 일정도 세우지 않기로 했다.

 간밤에 천둥번개가 내려치고 비가 쏟아졌는데,

 아침은 신기하게도 청명하다.

 하늘은 푸르고, 미세먼지 하나 없는 맑음이지만

 서귀포 바람은 사람 잡는 바람이다.

 한라산 위로 거대한 구름띠가 흐른다.

 오늘 등반하는 사람은 정상을 보지 못할 수도 있겠구나.

 드디어 내일 한라산에 올라가는데

 백록담이 얼굴을 허락할지 걱정이다.


구름 나그네는 정처 없이 한라산 정상에 머물고


 오늘은 돌아가는 배편을 끊었다.

 어제 아내와 말다툼 후

 이제 집에 돌아가자는 얘기를 꺼냈는데

 막상 배편을 알아보니, 지금 예매해도

 가장 빠른 날이 18일 아침 배였다.

 보름 이후에나 차량 적재가 가능했다.

 싸우고 알아보길 잘한 걸까?

 일단, 제주에 올 때 탔던 배를 예약하고

 아내는 둘째와 비행기로 올라가기로 했다.


 오늘은 조금 쉬엄쉬엄 쉬어간다.

 오전에 마트에 들러 아이 스티커북을 사고,

 내일 한라산 등반 때 필요한 먹거리를 조금 샀다.

 그리고 오후에는 올레시장에 들러

 아이들 먹일 음식 재료를 샀다.

 생갈치 큼지막한 게 약 1kg 조금 넘는데 5만 원 정도다.

 그래도 언제 이런 걸 먹어보랴?

 제주에 왔으니 조금은 저렴하게 먹어볼 수 있겠지.

 큰 맘먹고 골랐다.

 애들 먹는 건 아무리 비싸도 아깝지 않다.      


광채 나는 제주 은갈치


 아빠가 되니 그렇더라.

 나에게 쓰는 돈은 아깝다.

 더 아껴 쓰고, 더 저렴한 것을 찾고,

 기왕이면 새 것보다 중고로 구입한다.


 어제는 쓸데없이 등산용품 산다고 아내에게

 한 소리 들어 서운했는데 아내의 생각은 달랐다.

 이왕이면 좀 좋은 거 새 제품으로 샀으면 했다고.  

 나도 나름 아낀다고 좀 더 싸고 괜찮은 물건 찾아서 산 건데.      

 그래도 서운함에 부부 사이 감정은 쉽게 풀리지 않았지만

 일상으로 돌아오면 어김없이

 아이들을 위해서는 아낌없이 쓰고,

 나를 위해서는 또 아끼며 살게 된다.


 나도 그렇고, 아내도 그렇다.


결혼 생활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감정노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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