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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제

by 조제 Jan 22. 2025


안녕하세요. 조제입니다.

네 맞아요.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에서 나온 그 ‘조제’입니다. 조제는 태어날 때부터 하반신 마비에 가족들에게 버림받고 할머니와 함께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하지만, 책을 좋아해 상상력과 감수성이 풍부합니다. 자존심도 세서 남자친구 츠네오에게 모든 것을 당당히 요구하고 떼쓰는 아이처럼 굴 때도 있어요.


저도 조제와 닮은 유년 시절의 외로움을 기억합니다. 수줍음 많고 생각이 많은 아이였어요. 외로울 때마다 책을 보고 영화를 보고 음악을 들으며 혼자 놀기의 달인이 되었어요. 그런데 뭐가 무서웠는지 떼쓰지를 못했어요. 사람들이 나를 미워하고 떠나갈까 봐 순응하는 착한 딸, 착한 친구가 되었죠.

조제처럼 외로우니까 혼자 두지 말라며 소리치고 울어보기도 해야 했는데 뭐가 그렇게 두려웠을까요. 그래서 저는 천진난만하고 자존심만 센 조제가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저는 어른이 되어서도 마찬가지였어요. 누군가 말하더군요. 힘들고 외로울 때 쓴 일기는 독이 될 때가 있다고. 그 말을 왜 바보처럼 믿었을까요. 저 혼자서 보는 일기조차 쓸 수 없는 날들이 흘렀어요. 괜찮지 않은 나날들을 괜찮은 척하느라 저의 외로움과 슬픔을 누가 눈치챌세라 숨기기 바쁘고 불안했어요. 조제는 달랐어요. 너무나 담담하고 단단하죠. 츠네오가 울며 떠날 때 계절이 바뀌듯 자연스럽게 그를 보내줍니다. 어떤 원망이나 슬픔도 외로움도 함께 떠나보내듯 홀로 단단했습니다.

그런 조제의 담담함과 단단함을 닮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는 조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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