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교사 일상]
괜히 더 춥고 몸과 마음이 뻣뻣한 날.
어쩌면 나보다 힘들 누군가가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 날.
세상을 먼저 떠난 친구가 유독 자주 생각나는 날.
방문을 열어 아직 깊은 잠에 푹 빠져있는 아들을 조심스럽게 훔쳐본다.
갖가지 복잡하고 피로한 생각들이 의식도 못한 순간에 가벼운 먼지처럼 흩어진다.
'이렇게 잘 자라주어 감사해, 너는 내가 열심히 살아가는 가장 큰 이유야.'
다리에 힘을 주어 일어나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의 루틴대로.'
죽염수로 가글을 한다.
몸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가장 좋은 위치에서 여명을 바라본다.
미온수 한 잔으로 경직된 몸에 노크를 한다.
출근 준비를 하고 아들보다 이른 아침식사를 한다.
커피를 정성스럽게 만들어 아들이 웃으면서 깨어나길 기다린다.
오늘따라 거실 창문으로 보이는 하늘과 나무들의 푸르름이 더욱 짙다.
잠에 취해 눈조차 제대로 뜨지 못한 아들이 슬그머니 방문을 연다.
"사랑하는 내 아들, 내 사랑, 오늘도 잘 잤니?!"
오늘도 어김없이 나의 하루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