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無用)

by 정현민

무용(無用)

엷은 몸으로 맞고 견딜 찬 바람과

홀로 지샐 어둡고 긴 밤의 외로움


가지마다 피워낸 수를 힐끔거리거나

색의 진함이나 옅음을 따져보는 일


꽃이 핀 자리에 머물지 못한 낮과

꽃이 진 자리에 뒤늦게 지샌 밤들


죽는 날까지

기어이 바람을 불어

불씨를 살려내고 말 것들


거두거나

빠져나올 수 없는

하등 쓸데없는 것들


이 무용(無用)으로 가득한

나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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