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暴炎)

별수 없는 세상 이야기 2

by 정현민

폭염(暴炎)


푸른 강물은

짙은 산 그림자를 붙잡아

물비늘을 벗었고

맑은 바람은

느티나무 잎사귀에 숨어

죽은 듯 고요하다.


여태 본 적 없는 세상은

멈춤 없는 풀무질에

선홍으로 달아오르고

창 밖 거리로 내몰린

마르고 푸석한 이들은

바닥으로 녹아내린다.


성난 별이 쏘아 올린 화전(火箭)은

서두르지도

멈추지도 않고

하늘을 진홍으로 뒤덮어

그들은 그저 손 놓아

눈부시게 분신(焚身)하였다.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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