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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지연 Feb 28. 2024

잠자는 방법

잠자는 방법을 잃어버린 것 같다. 영영 잠에 들지 못할 것 같다. 아무 생각 없이, 얼굴에 베개 자국이 남을 만큼 푹 잠들고 싶다. 아무런 꿈도 꾸지 않고, 시간이 훌쩍 지날 만큼 편하게 푹 자고 싶다. 마음에 불안이 가득하여, 잠을 자면 꿈을 꿀까 무섭다. 꿈에 나올 엄마가 두렵다. 나는 이렇게 애처롭게 엄마를 그리워하는데, 엄마는 여전히 날 미워한다. 가족인 줄 알았는데 나만 가족이라 생각했던 모양이다. 약을 먹으면 불안과 우울은 조금 진정이 되는데 마음이 아린 것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답답한 마음을 풀고 싶어 밖에서 헛소리처럼 주저리주저리 말하고 온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마음이 터져버릴 것만 같다. 아니, 내 마음까지도 다 터져버릴 것 같다. 세상이 온통 불합리하고, 내가 엉망진창인 것 같다.

티를 내서는 안 된다. 나는 괜찮아야 한다. 수없이 마음으로 삼키고 또 삼킨다. 티를 내면, 버려질까 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낙인찍힐까 봐. 그러면, 내 가장 가까운 사람이 힘들어질 테니. 꾸역꾸역 버텨나간다. 정말 하루하루 죽어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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