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 달리기 #20] 달리기가 몸을 바꾸는 이야기Ⅳ

호흡이 달라진다

by 데브 마인드

폐는 크게 바뀌지 않습니다


달리기를 오래 한다고 해서 폐가 커지거나, 폐의 구조 자체가 크게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폐는 공기를 받아들이고 내보내는 기관입니다.

산소를 들이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달리기를 해도 폐 자체가 눈에 띄게 커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데도 달리기를 오래 한 사람은 같은 속도에서 숨이 덜 찹니다.


이것은 폐가 커졌기 때문이 아니라,

호흡의 패턴과 효율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달리기는 자동으로 움직이는 기능까지 단련합니다


달리기의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평소에는 내가 직접 의식하지 않는 기능들까지 함께 단련된다는 점입니다.


심장은 원래 내 마음대로 멈추거나 조절하는 근육이 아닙니다.

호흡도 평소에는 저절로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달리기는 그 자동 시스템에 반복적으로 자극을 줍니다.


심장은 더 빨리 뛰며 더 강한 수축을 요구받고,

호흡은 더 가빠지고 더 깊어지면서 더 큰 환기를 요구받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심장과 호흡은 점점 더 효율적으로 적응합니다.


내가 직접 조작하지 않는 기능이,

훈련을 통해 더 강하고 더 정교하게 바뀌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꽤 멋진 일입니다.


달리기는 단순히 다리만 단련하는 운동이 아니라,

몸 안에서 자동으로 돌아가는 시스템까지 함께 길러내는 운동입니다.


그 변화는 여러 방식으로 나타나는데,

그 첫 번째가 바로 호흡근의 적응입니다.


호흡근이 강해집니다


호흡에도 근육이 사용됩니다.


횡격막, 늑간근, 복근 등이 함께 움직이며 한 번의 호흡을 만들어냅니다.


달리기 훈련을 지속하면 이런 호흡근들도 점점 강해집니다.


호흡근이 강해지면 한 번의 호흡으로 더 많은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보낼 수 있게 됩니다.


즉, 한 번에 더 많은 산소를 받아들이고,

이산화탄소도 더 효율적으로 내보내는 능력이 생깁니다.


그 결과 같은 양의 산소가 필요해도, 예전보다 덜 급하게 숨을 쉬어도 됩니다.


달리기 초보는 1km만 뛰어도 숨이 가빠지고 호흡이 빠르게 무너집니다.


하지만 훈련이 쌓이면 같은 속도에서도 훨씬 느리고 깊은 호흡으로 버틸 수 있게 됩니다.


이것이 호흡근 적응의 결과입니다.


호흡 리듬이 자동으로 잡히기 시작합니다


달리기 초보 시절에는 호흡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몇 걸음에 한 번 들이쉬어야 하는지,

몇 걸음에 한 번 내쉬어야 하는지,

발걸음과 호흡이 맞는지 계속 의식하게 됩니다.


그런데 훈련이 쌓이면 어느 순간 호흡이 자동화됩니다.


굳이 의식하지 않아도 몸이 현재의 페이스와 강도에 맞는 호흡 리듬을 스스로 찾아갑니다.


처음에는 하나하나 신경 써야 했던 것이,

나중에는 저절로 돌아가는 시스템이 되는 겁니다.


달리기는 반복 운동입니다.


반복이 쌓이면 신경계는 이 움직임을 익숙한 패턴으로 받아들이고,

호흡도 그 패턴 안에 자연스럽게 포함됩니다.


숫자로 명령하지 않아도 잘 작동하는 상태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CO₂ 내성이 좋아집니다


달리기를 하며 달라지는 또 하나는 CO₂, 즉 이산화탄소를 견디고 처리하는 능력입니다.


우리가 숨이 찬다고 느끼는 이유는 단순히 산소가 부족해서만은 아닙니다.


실제로는 몸 안에 이산화탄소가 많이 쌓일 때,

그 자극 때문에 더 강하게 숨이 차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운동 강도가 올라가면 에너지 대사가 빨라지고,

그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도 더 많이 만들어집니다.


몸은 이것을 빨리 내보내기 위해 호흡을 가속합니다.


훈련이 쌓인 사람은 같은 속도에서

이산화탄소를 더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배출하는 방향으로 적응합니다.


그래서 예전 같으면 숨이 턱 막혔을 속도에서도

호흡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됩니다.


같은 속도인데도 덜 괴로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다리와 호흡이 함께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초보 시절에는 다리와 호흡을 동시에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보폭을 신경 쓰면 호흡이 흐트러지고,

호흡을 신경 쓰면 자세가 무너집니다.


이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새로운 동작을 배우는 초기에는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훈련이 쌓이면 다리와 호흡이 함께 자동화됩니다.


신경계가 달리기라는 움직임을 하나의 루틴으로 묶어주기 때문입니다.


다리 따로, 호흡 따로가 아니라

하나의 흐름 안에서 같이 움직이게 됩니다.


이 동기화가 잘 된 사람은 달리면서도 표정이 덜 힘들어 보입니다.


다리가 움직이는 것과 숨을 쉬는 것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초보 시절에 유독 숨이 찼던 이유


달리기를 처음 시작하면 다리보다 심폐가 먼저 무너지는 느낌이 듭니다.


이건 단순히 다리가 약해서만이 아닙니다.


호흡근은 아직 약하고,

이산화탄소 처리 능력도 떨어지며,

호흡 리듬도 자동화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달리기는 다리만 쓰는 운동이 아닙니다.


근육, 심장, 폐, 호흡계, 신경계가 함께 적응해야 하는 전신 운동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유독 숨이 차고 힘들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훈련이 쌓이면 몸은 분명히 달라집니다.


같은 속도에서도 숨이 덜 차고,

같은 거리에서도 더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게 됩니다.


그 모든 적응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중단하지 않고 계속 달리는 것입니다.


마무리


달리기를 오래 했다고 해서 폐가 커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호흡은 분명히 달라집니다.


호흡근이 강해지고,

리듬이 자동화되고,

이산화탄소를 처리하는 능력이 좋아지면서

같은 속도에서도 훨씬 덜 힘들어집니다.


달리기는 단순히 숨을 참는 운동이 아닙니다.


몸 안에서 자동으로 돌아가던 기능들까지

더 강하고 더 효율적으로 바꾸는 운동입니다.


그저 익숙해진 것이 아닙니다.

몸이 실제로 적응한 것입니다.


다음 편은 달리기가 몸을 바꾸는 이야기 마지막 편입니다.


마지막 이야기는 뼈와 힘줄입니다.


달리기는 단지 심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결국 오래 버티는 몸을 만드는 일이고,

그 마지막 바탕에는 뼈와 힘줄의 적응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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