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 달리기 #19] 달리기가 몸을 바꾸는 이야기Ⅲ

에너지를 다루는 능력이 달라진다

by 데브 마인드

달리기는 결국 에너지를 써서 움직이는 운동입니다.


처음 달릴 때는 조금만 뛰어도 금방 힘들어집니다.

숨이 가빠지고, 다리가 무거워지고, 몸 전체가 급해집니다.


그런데 훈련이 쌓이면 같은 속도에서도 훨씬 덜 힘들어집니다.

예전에는 버거웠던 속도가, 어느 순간에는 견딜 만한 속도가 됩니다.


이 변화는 단순히 정신력이 강해져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몸이 에너지를 다루는 능력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그 변화를 네 가지로 나눠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각각은 연결되어 있지만, 달리기에서 서로 다른 경험을 만들어냅니다.

더 오래 달릴 수 있게 되는 것,

더 빠르게 달릴 수 있게 되는 것,

더 자주 달릴 수 있게 되는 것,

그리고 같은 달리기라도 더 가볍게 느껴지게 되는 것.


먼저, 우리 몸의 연료는 두 가지입니다


달릴 때 몸이 쓰는 연료는 크게 탄수화물과 지방입니다.


탄수화물은 빠르게 에너지를 만듭니다.

즉각적인 힘을 내는 데 유리하지만, 저장량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지방은 에너지를 만드는 속도는 느리지만, 저장량은 훨씬 많습니다.


달리기를 잘한다는 것은, 이 두 연료를 얼마나 잘 쓰느냐와 직결됩니다.

훈련이 쌓일수록 몸은 이 두 연료를 더 영리하게 다루게 됩니다.


첫 번째 변화 — 더 오래 달릴 수 있게 된다


달리기를 처음 시작할 때 몸은 급합니다.


조금만 힘들어져도 빠르게 쓸 수 있는 탄수화물에 크게 의존합니다.

그 결과, 탄수화물이 빨리 바닥납니다.


흔히 말하는 봉크가 이런 경우입니다.

에너지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페이스가 무너지고, 다리가 텅 빈 것처럼 느껴지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훈련이 쌓이면 몸은 달라집니다.


탄수화물을 더 아껴 쓰면서, 그 빈자리를 지방이 채우기 시작합니다.

탄수화물은 여전히 쓰입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급하게 허비하지 않습니다.


이 변화가 달리기에서 만들어내는 경험은 하나입니다.


더 오래 달려도 무너지지 않는 것.


마라톤 후반부에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다면, 그것은 의지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몸이 연료를 덜 낭비하는 쪽으로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변화 — 더 빠르게 달릴 수 있게 된다


달리다 보면 어느 속도에서부터 갑자기 몸이 달라지는 순간이 있습니다.


그전까지는 버틸 만했는데, 어떤 선을 넘는 순간부터 숨이 턱 차오르고,

다리가 무거워지고, 온몸이 급격히 힘들어집니다.


이 선이 바로 젖산 역치와 관련된 지점입니다.


처음에는 이 선이 낮습니다.

조금만 속도를 올려도 금방 그 선을 넘어버립니다.


하지만 훈련이 쌓이면 이 선 자체가 더 높은 속도 쪽으로 이동합니다.

예전에는 그 선을 넘는 속도였던 것이, 이제는 아직 버틸 수 있는 속도가 됩니다.


이것이 단순히 오래 달리는 문제와 다른 이유입니다.


연료를 더 잘 쓴다는 것은, 더 빠른 속도도 감당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5킬로미터 페이스가 올라가는 것,

10킬로미터 기록이 단축되는 것.


이런 변화 뒤에는 이 선이 올라간 몸이 있습니다.


세 번째 변화 — 더 자주 달릴 수 있게 된다


달리기의 진짜 어려움 중 하나는 달린 다음 날입니다.


무릎이 뻐근하고, 다리가 무겁고, 몸 전체가 찌뿌듯합니다.

그 회복이 느리면 훈련 간격이 벌어지고, 자연히 달리는 양도 줄어듭니다.


처음에 몸이 느리게 회복되는 이유 중 하나는 에너지 시스템의 비효율입니다.


같은 거리를 달려도 몸이 더 많은 자원을 쓰고,

더 많은 노폐물을 쌓고,

더 큰 혼란을 겪습니다.


그래서 회복에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훈련이 쌓이면 이 과정이 달라집니다.


같은 달리기를 해도 몸이 받는 충격이 줄어들고, 에너지를 더 깔끔하게 씁니다.

그 결과, 회복이 빨라집니다.


회복이 빨라진다는 것은 더 자주 달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더 자주 달릴 수 있으면, 훈련이 더 빨리 쌓입니다.

이것이 레벨업의 선순환입니다.


네 번째 변화 — 같은 달리기가 더 가볍게 된다


이 변화는 기록에는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달리는 사람은 분명히 느낍니다.


예전에는 온몸이 한꺼번에 흔들리던 속도가, 어느 순간부터 그냥 달리는 속도가 됩니다.

숨이 덜 거칠고, 심장이 덜 급하게 뛰고, 다리가 덜 빨리 무거워집니다.


이 변화는 몸 전체가 에너지를 더 질서 있게 운영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입니다.


에너지를 어디서 끌어오고, 어디에 보내고, 얼마나 쓸지가

이전보다 훨씬 매끄럽게 조율됩니다.


그 결과, 같은 속도에서 몸이 받는 혼란과 낭비가 줄어듭니다.


힘든 달리기가 안 힘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같은 달리기라도 덜 거칠고, 덜 불안정하게, 더 정돈된 상태로 감당하게 됩니다.


달리기가 조금씩 익숙해지는 것처럼 느껴질 때, 실제로는 몸이 달라진 것입니다.


이것이 에너지 시스템의 레벨업입니다


네 가지 변화를 다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몸이 연료를 아껴 쓰게 되면서 더 오래 달릴 수 있게 됩니다.

버거워지는 지점이 더 높은 속도로 올라가면서 더 빠르게 달릴 수 있게 됩니다.

같은 달리기에서 몸이 받는 충격이 줄어들면서 더 자주 달릴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에너지 흐름 전체가 매끄러워지면서 같은 달리기가 더 가볍게 느껴집니다.


달리기 레벨이 올라간다는 것은 기록표의 숫자가 좋아지는 것만이 아닙니다.

몸이 에너지를 다루는 능력 자체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어떤 연료를 얼마나 쓸지,

언제 아끼고 언제 태울지,

얼마나 빠르게 회복할지.


훈련이 쌓인 몸은 이 모든 것을 이전과 다르게 합니다.


그래서 같은 사람이, 같은 거리를, 전혀 다른 몸으로 달리게 됩니다.


다음 편에서는 이 흐름을 실제로 가능하게 만드는 호흡의 변화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산소를 받아들이고,

그 산소를 몸 안의 에너지 시스템과 연결하는 호흡이

달리기를 통해 어떻게 달라지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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