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어 달 전 함께 근무하는 동료가 아이를 낳았다.
아빠가 되었다.
옆에서 지켜봐 온 그 동료는 동료로서도 훌륭했지만 한 가정의 남편으로서도 아빠로서도 썩 괜찮게 느껴졌다.
갓난아이는 밤에도 돌봐야 한다.
낮에는 출근하여 일을 하고 집에 돌아가서는 아이를 돌보는 듯했다.
부족한 잠과 피곤함에도 여전히 성실한 남편, 아빠로서 최선을 다하는 듯 보였다.
동료의 부인은 이렇게 축복 속에서 아이를 잉태하고 남편과 함께 아이를 낳아 기른다.
이것은 별스러운 게 아니라 우리가 아는 평범함일 것이다.
하지만 모든 여성이 이런 평범한(?) 환경 속에서 아이를 낳지는 않는다.
남편은 부인이 낙태했다고 해서 아이를 낳은 줄도 몰랐다. 한다.
그 말이 사실이라면, 그 여자(부인)는 혼자서 아이를 낳았다는 말이 된다.
혼자서 아이를 뱃속에서 기르고, 불러오는 배는 혼자서 감당하며, 혼자서 아이를 낳고, 혼자서 그 아이를......
그리고 그 여자는 구속되었다.
여자의 죄명은 영아살해죄.
사람들은 여자에게 온갖 비난을 퍼붓는다. 신상까지 공개하라고 한다.
여자는 분명 잘못했다. 죄를 지었다. 마땅히 처벌도 되어야 한다.
그런데 그 여자를 혼자 둔 우리는, 우리 사회는 비난만 가할 자격이 있을까?
임신한 여자를 돌봐줄 누군가가 옆에 있었다면 사람들이 그렇게도 끔찍하다고 말하는 진저리 치는 일들을 했을까???
하는 생각들이 자꾸만 '영아살해죄'라는 그녀의 잘못 옆에 같이 놓인다.
우리 사회가 지은 죄는 없는지
우리 사회가 처벌되고 개선되어야 하는 건 없는지
혼자서 그 모든 잘못을 했다는 그녀의 잘못 옆에 자꾸만 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