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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마토 Aug 26. 2023

어떤 날

고양이

 



그런 날이 있거든요

사는 게 유독 숙제같이 느껴지는.

그래서 굳이 굳이 삶을 이어나갈 이유를 고집스럽게 찾아내야 하는.

퇴근길 지하철 저 사람들은 다들 무엇을 위해 이 지난한 시간을 버티는 걸까 궁금해지는 그런 날.


그런 날엔 혼자 맥주를 잔뜩 마시고

복잡한 머릿속을 반쯤 비운 후에

요 따끈한 생명체를 안아서 심장소리를 듣습니다.


부숭부숭한 털 사이로 심장이 빠르게 콩콩 뛰는데


그러면 아 내가 이 심장소리를 들으려고 사는 게 아닐까

우습게도 그런 생각이 들면서

또 내일을 살아갈 힘이 생기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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