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잔잔한 날들도 필요한 법이잖아?

싱글맘의 방학기록

by 소화록

글을 쓰는 행위 자체를 좋아한다. 예를 들면 드라마를 보고 있을 때도 가끔 무서운 장면이 나올 때 시선을 잠시 다른 데 두는 용도로 핸드폰으로 상품 구입 후기 등을 쓸 때가 있다. 리뷰 이벤트나 적립금을 모을 수 있어서 여러모로 쓸모가 있다. 짧은 글쓰기도 재밌고 간단한 후기를 작성하는 것도 그렇고 아무튼간에 생각을 글로 기록한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딸맘들은 공감하는가? 아침마다 엉켜있는 아이 머리를 빗으로 빗겨주는 동안 아프다고 싫어하는 아이와 엉켜있는 머리카락들과 싸우는 순간을,,, 단발로 자른 후로 딸에게도 계속 단발로 자르자고 영업을 했다. 아이는 드라이 손질 된 나의 단발이 이쁘다고 생각했는지 어느 날 대뜸 “엄마 머리 자르고 싶어. 미용실 가자.”라고 했다. 그때 너무 기뻐서 당일예약되는 곳을 부단히 찾았던 기억이 있다. 미용실 원장님이 처음에는 목선에 맞는 단발로 잘라주셨는데 나는 몽실이언니처럼 자르면 너무 귀여울 것 같아서(언제 또 이 모습을 보겠냐고..) 턱선 위로 팍 잘라달라고 요청했다. 정말 아이는 초코송이와 몽실언니랑 못난이인형 그 어디쯤 재탄생했고 표정이 어두운 것으로 보아 맘에 안 드는 느낌을 받았다. 그날 이후로 아이 본인 빼고 주변 사람들만 좋아하는 개성 있는 머리로 이미지 대변신을 해 한동안 모두의 주목을 받으며 지냈다. 아이는 부쩍 사진 찍는 걸 싫어하고 자신이 못생겼다고 생각하게 되었으며 엄마가 그때 더 잘라달라고 해서 내가 이렇게 됐다고 나를 원망한다. 이때만 할 수 있는 머리, 소중하다. 사진 많이 찍어놔야지.



오늘은 지인 언니를 만나고 왔다. 엔프피답게 재기 발랄한 그녀의 언행 덕에 오랜만에 눈물이 맺힐 만큼 웃다 온 것 같다. 평소 나 자신이 진중한 사람이라 대부분의 대화가 진지해서 가벼운 대화들도 어느 정도 연습할 필요를 느끼고 있었다. 그래서 오늘 언니와도 고민거리 한 가지 나눈 것 빼고 다 가볍고 편하게 나눈 것 같다고 말했다. 엔프피 언니는 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난 항상 너를 만날 때마다 진중하고 깊은 대화를 나눠서 가벼운 대화를 한 적이 없었다고 생각했는걸?”이라고 말했다. “우리 같은 대화를 나눈 거 맞지 언니?” 인프제의 깊음을 밝음으로 승화시켜 주는 엔프피의 힘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서로의 에너지가 양극단에 있다가 중간에서 만난 느낌이랄까. 좋은 시너지를 얻은 것 같아 기분 좋은 만남이었다. 서로 보완해 주고 채워줄 수 있는 관계가 있다는 것이 감사한 하루였다.



*아래는 요즘 부쩍 친해진 제티의 사진들***


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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