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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다사자 May 08. 2024

당장 바꿔주고 싶은 말

우리라고 편하게 말해

"저희 나라도 요즘..."

"우리 나라"


"저희 회사는 이런 게 좀..."

"우리 회사"


  자신보다 높은 직급의 사람에게 또는 여러 사람을 대상으로 말할 때 자신을 낮추는 공손한 표현으로 '제'라는 말을 사용한다. 우리를 공손히 낮추면 '저희'가 된다.


  공손한 이 표현을 나라 앞에 붙이면 아주 이상한 표현이 된다. 같은 나라 사람에게 자신들의 나라를 낮춘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어를 아는 다른 국적의 외국인에게 저희 나라라고 해도 아주 이상한 것이다. 나라 간 서열이 있어서 군주국에게 표현하는 것 같아서다.


  존대말 강박증이 있는것처럼 높이지 말아야 할 대상을 높이는 말습관이 지적되곤 했다. 백화점 등에서 매장직원이 제품 가격을 말할 때 제품에 높임 표현을 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나는 낮추지 말아야 할 대상을 낮추는 표현들도 고쳐주고 싶을 때가 많다. 같은 회사 동료인데 저희 회사라는 말을 들을 때, 나는 해고당한 것과 같은 기분을 느꼈다.


  사장에게 어떤 직원이 그 회사 부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부장님이라고 높여 부를 때, 사소한 것이지만 분위기가 살짝씩 얼어붙는 것을 느낀다. 너무 기초적인 것이라 지적하는 것이 더 민망한 이런 것들.


  실제로 그런 것들을 지적한 적은 없다. 그런데 들을 때마다 당장 바로잡아 주고 싶은 말들이다.





Photo by Nathan Dumlao i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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