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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 100일 차

2025. 11. 24.(월)

by 다시 시작하는 마음

기분이 좋지 않다. 어제 둘째 일로 상한 마음이 아직도 풀리지 않는다. 아이 때문에 화가 난 건지, 너그럽게 넘어가주지 못하는 나에게 실망한 건지 모르겠다. 한 가지 깨달은 사실은 있다. 아이와의 관계에서도 그동안 나답지 못했다는 것을.


둘째는 입맛이 까다롭다. 싫어하는 음식은 아예 먹지 않는다. 그것에 맞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된장찌개에 양파를 빼고 불고기에 채소를 적게 넣고 볶았다. 그러면 안 되는 거였다. 가족 모두를 위해 원래 레시피대로 음식을 해야 했다. 둘째가 먹기 싫어하면 안 먹이면 된다. 내가 그동안 둘째의 마음에 들고자 과하게 애썼다는 것을 알았다. 아이는 내 노력과 상관없이 지금 멀어지는 중이다. 멀어져야 할 때다. 나도 아이에게 거리를 두기로 했다. 내 소유의 아이가 아닌 하나의 인격체인 아이와의 관계를 돌아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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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이 15살, 아이를 키우면서 나의 내면의 아이도 잘 키워내는 것이 목표인 여자사람, 2년간 칠레에서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지금은 파라과이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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