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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이호이 Feb 04. 2022

건강의 의미 재정립하기

어쩌면 건강은 소중한 사람을 위해서도 필요할지 모르겠다.

평범한 하루를 보내다 가끔 본가가 생각날 때가 있다. 주로 명절이 다가올 때나 부모님과 관련된 이야기를 듣는 순간이 그렇다. 그럴 때면 어두컴컴한 새벽하늘에 별들이 하나 둘 존재감을 드러내며 밝은 빛을 반짝이는 것처럼 내 마음이 차츰 밝아진다. 그 별들은 미리 정류장에 도착해서 서 계시는 아버지의 반가움이자 타지에 홀로 있는 아들을 위해 상다리가 휘어지게 음식을 준비하시는 어머니의 안쓰러움이다. 오랫동안 잃고 싶지 않은 소중한 장면이다. 본가에 내려갈 때마다 봐 왔으면서도 당연하지 않다는 걸 언제라도 사라질 수 있는 장면이라는 걸 시간이 흐를수록 더 절실히 깨닫는다.

그래서 부모님께 건강히 잘 지내라는 말을 헤어질 때마다 잊지 않는다. 그 말에는 오랫동안 이 모습을 보고 싶다는 이기심이 듬뿍 묻어 있다는 걸 아실까?


그럴 때마다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어쩌면 건강은 나 자신의 행복이나 성취뿐만 아니라 소중한 사람을 위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건강해야 할 이유에 순위를 매내가 매일 조금이라도 시간을 내서 운동을 하는 건 스스로를 위한 일이지만 씩씩하게 힘든 일을 해내는 하루하루의 내가 소중한 이들의 행복에 도움이 되는 걸 알기에 노력하는 것이기도 하다.


건강해야 할 다른 이유를 만들어 두는 건 위험한 공사장에서 여러 가지 안전장치를 준비하는 것처럼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살다 보면 나 자신이 흔들리기도 하고 가끔은 스스로를 포기하게 되기도 한다. 스스로가 빛을 잃었을 때 소중한 사람들은 존재만으로도 건강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게 하는 등불이 되어 버틸 수 있는 힘을 준다.


서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관계가 있다는 건 서로가 건강해야 할 훌륭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런 거미줄로 뒤엉켜있는 사람일수록 어려운 세상을 더 꿋꿋하게 버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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