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 않은
최근 업무가 바뀌면서 한가지 깨달음과 동시에 배우는게 하나 있다.
'사람 다루는 법'
표현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직관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그렇다.
꼭 필요하다면 필요한, 하지만 안해도 된다면 하고싶지 않은. 그런.
40억 공사의 총감독을 맡으면서 가장 어려운 점이라고 한다면.
사람과의 일이다.
서류업무는 정해져있고, 결과값이 명확하게 나온다.
하지만 사람과의 일에서 조율이란 참 쉽지 않다.
각자의 생각이 있고, 각자의 성격이 있기 때문에.
내가 맞다고 생각한것이 상대방에게는 틀린 생각일 수 있기 때문에.
공사를 하면서 '발주처'가 있고, '시공사'가 있고, 그에따른 '하청업체'라는 것은 분명 존재한다.
누군가가 높고 낮음을 이야기하고 싶지 않지만, 책임이라는 이름아래 나누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도 맞는 말이다.
일명 '갑'과 '을' 그 외에도 모든 위치가 정해진다. 위에서 말한 '책임'이라는 전제로.
그 과정에서 사람과 사람이 붙게 된다.
'갑'과 '을'의 입장은 명확하게 다르다. '갑'이 '을'을 '다룬다'라는 표현을 쓸 수밖에 없는 입장.
그 과정이 참 어렵고 싫지만, 필요한 부분이다.
언제는 대나무보다 강하고, 강직하게 입장을 표현해서 '갑'의 입장으로 '책임'을 말하며 해야하고
또 어느때에는 물처럼 흐르는대로 입장을 표현하면서 '을'의 입장을 이해해줘야 한다.
두 줄로 표현한 말이지만, 정말 말이 쉽다. 행동으로 옮기는데에 있어서.
'사람'대'사람'으로 이야기하는데에 있어서 그 어떤것보다 어려운 일이다.
같은 사람으로, 위와 아래, 갑과 을 등 나누는 것을 정말 싫어하고 힘들어하는 나는.(대부분 그렇겠지만)
지금 새로운 업무를 맡으며 가장 어려워하고 가장 힘들어하고 가장 싫어하는 일 중 하나다.
사람을 다룬다는 표현.
그 표현을 들으며 익숙해지려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그저 사람들과 잘 '조율'한다는 표현으로 대체하고 있을 뿐이다.
비단, 업무에서만이 아니다. 인간관계를 통틀어
누가 위에 있고, 누가 아래에 있을까.
누가 더 잘났고, 누가 더 못났을까.
내가 저 사람보다, 아니 그 어떤 누구보다 100% 잘난게 있을까.
내가 못하는것이 있고, 다른 사람이 나보다 더 잘하는것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저 내가 학벌이 더 좋다고, 돈을 더 많이 번다고, 업무능력이 더 뛰어나다고
내가 그 사람을 '하대'하듯이 해도 되는 걸까.
절대 옳지 못하다.
분명히 나는 그 사람보다 못하는게 있을테니.
필요한부분이라고 치부하고 아무렇지 않게 계속된다면.
'사람'대'사람'으로 정말 안되는 일이다.
필요한부분이지만 분명하게 인지는 하고 있어야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