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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뭉작가 Mar 11. 2024

사람을 떠나보내는

이별

남, 여, 노, 소 불문하고 사람이라면 가장 힘든 것이 있을 것이다.
바로 사람을 떠나보내는 것.
내가 아는 사람, 내가 많이 만났던 사람, 내가 사랑했던 사람
그런 사람을 다시 보지 못한다는 것.
이것보다 힘든게 있을까 싶다.

딱 10년 됐다. 아버지를 떠나보낸지.
이제는 괜찮다.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은 이럴때 쓰는 것일까.
1년, 2년, 3년 해가 지나갈수록
괜찮아졌었다.
보고싶은 마음이야, 사랑하는 마음이야 식으려나마는
그냥. 그냥 괜찮아졌다.

그 후로는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지 않았다.
정확히, 소중한 사람이 나를 떠나지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들, 소중한 사람들,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계속해서 봐왔다.

하지만 2024년 2월.
내가 사랑했던 사람, 계속 만나고 싶었던 사람, 무엇보다 나와 비슷했던 사람
이직하기 전 직장에서 4년동안 모임을 같이 했던 사람, 참 착하고 정이 많았던 사람
무심하지만 재밌었던 사람, 친근했던 사람
그 사람이 떠나갔다. 원래 아프셨지만, 갑작스럽게 안좋아지면서
갑작스럽게 떠나갔다.

2024년 1월 병원에 계실때 혼자 찾아가서 뵙고 왔었다.
암투병 중이셨는데 그동안 머리를 밀지 않으시다가 내가 간 그날 머리를 미셨다고 한다.
"OO야, 머리 민거 본거는 너가 처음이다 야!" 라며 유쾌하게 맞아주셨다.
안좋아졌다가 좋아졌다가를 반복하며 암투병을 하고 계셨다.
하지만 본인이 느끼기에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것.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치료를 받으셔야해서 10분여만에 나왔다.
나를 보내며 하신 '마지막일줄 몰랐던 마지막 말씀'
"OO야, 나가서 보자. 조심히 가!"
"네! 쉬세요! 파이팅!"라고 하며 병실을 나오던 그 날.

마지막 모습이었다면 1분 1초라도 더 보고 나올걸.
한마디라도 더 나눌걸. 손이라도 더 잡고 올걸. 한번 안아드리고 올걸.
후회와 후회와 후회뿐이다.
내가 좋아했기에, 나를 좋아했기에
내가 보고싶었기에, 나를 보고싶어했기에
나와 닮았기에
더 정감이 갔던 사람.

지금은 하늘에서 우리를, 저를 보고 계시겠죠.
4년이라는 짧은 인연. 정말 행복했습니다. 정말 재밌었습니다.
배운것도 많습니다. 무심하게 던지시던 그 말씀들. 기억합니다.

편히 쉬세요. 항상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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