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보다 ‘재미’로 시작한 사람의 대답
“자격증 뭐하러 그렇게 많이 따요?”
내가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이다.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늘 같다.
“그냥 심심해서요. 하다 보면 재밌어요”
놀랍게도 그 대답은 사실이다. 남들이 운동이나 게임 같은 취미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 나는 ‘심심해서’ 내 목표로 삼을 만한 자격증 종목을 찾고 도전한다. 이게 전부다. 취미생활에서 목표를 세우고 더 높은 실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건 흔한 일이다. 나는 단지 남들과 추구하는 분야가 다를 뿐, 취미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선 남들과 다를 것이 없다.
그렇다면 질문을 한번 바꿔보자.
“여행은 왜 다녀요?”
이렇게 질문하면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이유를 설명할 것이다.
“한국을 벗어나 다양한 국가를 여행하면서 이색적인 경험을 하고 새로운 문화와 음식을 접하며 견문을 넓히기 위해서.”
충분히 설득력 있는 이유다. 하지만 아무리 이유를 갖다 붙여도 근본적인 대답은 모든 취미가 같다. ‘심심하고 재미있어서.’이다. 심심하니 뭔가 할 일을 찾고, 찾다 보니 자신이 재미를 느끼는 ‘취미’를 발견하고, 그걸 즐기다 보니 전문가는 아니더라도 그 분야에 꽤 통달하게 되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취미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그 행위를 지속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취미란 관심 없는 제3자의 눈엔 대부분 ‘의미 없는 짓’으로 보이기 쉽다.
“저 사람은 저걸 왜 해?”
이해하지 못하고 참견하는 사람도 많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그렇게 남의 취미에 참견하는 사람들조차도 자신의 취미에 대해서는 남들이 참견을 싫어한다. 그러니 우리는 모두 남이 볼 땐 이해할 수 없고 돈만 아까운 ‘쓸데없는’ 취미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누가 뭐라 하든 이 말만 기억하면 된다.
“제가 재밌어서 하는 것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