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과 NFT. 밀려오는 교환가치가 실물가치를 넘어서다.
(1부에 이어서 2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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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이야기만 하려는 건 아닙니다. 제 개인적인 입장을 떠나서 실제로 가상의 교환가치 거래는 하나의 트렌드가 아니고 그냥 다가오는 미래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통화가 예전에 금화와 은전, 동전에서 천천히 현대의 지폐로 천천히 넘어오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이러한 신용사회로의 이전은 아주 오래된 일이 아닙니다. 불과 10년여 사이에 사람들은 모바일의 '페이'앱으로도 수많은 결제가 가능해졌고, 간단한 인증절차를 통해서 모바일 거래로 수억 이상의 돈도 왔다 갔다 할 수 있죠. 길거리에는 현금을 한 푼도 가지고 다니지 않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모바일에 강한 세대들은 더더욱 그런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물론 그것이 숫자로만 보고 있는 것이다 하더라도 언제든 인출기에 가면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걸 떠나서 이제 돈의 흐름은 사람들에게 숫자가 움직이는 것으로 보이는 게 현실입니다.
내 통장에 스친 월급이 빠져나가는 건 숫자가 찍혔다가 사라질 뿐이지 내 손에 뭐가 들어왔다 나가질 않거든요.
그러한 영향은 사람들은 물질적 가치를 갖고 있지 않은 교환가치에 대한 불안감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실제로 실물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예술품이나 유물의 가치는 물질적 가치를 초월하여 형성됩니다. 그러면서 교환가치의 용도로 인정받고 있죠. 그래서 재력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예술품 재테크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지금껏 그런 가치 사회를 인정해 왔으면서 NFT만 문제로 삼는 게 타당할까요? NFT가 괜히 예술과 결부 지어서 성장하려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디지털 아트라는 이름을 등에 업고 기존의 미술계가 가지고 있는 '그들만의 가치교환 리그'를 깨겠다는 나름의 이유를 표면에 내세우고 있기도 하죠.
사실 가상화폐나 NFT는 이것이 타당하냐 아니냐를 따지기 전에 이미 교환가치를 획득했습니다.
그건 부정할 수 있는 사실이 아니죠.
부작용이 있을 수 있더라도 이미 발생한 사실을 없다고 돌릴 수는 없습니다.
비물질과 물질 사이의 균형에 대해서 이야기하던 들뢰즈나 하트 같은 사회학자들의 이야기를 생각해보자면 한쪽으로 기울었을 때 좋은 일이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거든요. 결국 그러한 가치의 중간 매개체인 교환가치가 중간에서 덩치를 키우게 되는 것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죠.
당연한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가상화폐든 NFT든 교환가치로서 갑자기 증발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개별의 화폐나 NFT는 없어지거나 망할 수 있어도 모든 가상화폐가 한꺼번에 사라지는 일은 없을 거라는 이야기죠. 이미 있는 가치가 소멸하기 위해서는 극단적인 상황이 필요한데, 전 세계의 네트워크가 먹통이 되어버리지 않는 한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죠.
아주 옛날 선사시대의 인류가 조개껍데기로 교환을 했다고 가정을 해보죠.
실제 조개껍데기는 거의 실물로는 가치가 없습니다. 그냥 예쁘게 생긴 물건이고, 뭐 덩치가 크면 그릇 대용으로 사용할 수 있겠지만 엄청나게 튼튼하지도 않죠. 그런데 이걸 화폐로 쓰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모양과 크기가 제멋대로인 이 조개껍데기를 어떻게 화폐로 사용하죠? 심지어 누가 바닷가에서 주워와서 슬그머니 끼워 넣으면 되는 문제기도 하죠.
자. 그럼 직접 사냥을 하거나 물건을 만드는 것보다 조개껍데기를 바닷가에서 주워오는 게 훨씬 이득이라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그걸 누군가 알아낸다면 더 이상 직접 사냥을 안 하고 바닷가에 가서 조개껍데기만 줍고 있지 않을까요? 그럼 결국 조개껍데기만 있고 거래할 사냥감이 없으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그래서 실물경제에서 발행하는 화폐들은 국가에서 보증하고 그걸 다시 기축통화 내지는 금본위 제도를 통해서 다시 한번 보증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화량의 통제를 실패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도 하고 베네수엘라의 상황처럼 돈이 휴지조각이 되어버리기도 합니다. 아니면 외환보유고, 즉 기축통화 보유량이 모자랐을 때 공격받은 IMF 시절의 우리나라 같은 경우가 되기도 하죠.
물론 현실은 전세계가 양적완화를 반복해서 펀더멘탈을 날려버리는 치킨게임으로 가고 있습니다만...
하지만 가상화폐는 비트코인이 보증을 해주는 형태이고, 그 비트코인을 보증해주는 것은 '이미 발생한 가치' 이외에는 없습니다. 그래서 비트코인이 하락하면 모든 가상화폐가 요동칠 수밖에 없는 구조죠. 그래서 가상화폐를 발행하는 측에서는 끊임없이 가상화폐를 실물경제와 연결시켜보려고 하고 있습니다만, 쉽지는 않은 일이죠.
가상화폐야 그렇다 치더라도 NFT는 또 얘기가 다릅니다. 이건 애초에 화폐 용도로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내가 진짜 가치가 있어서 소장하고 싶은 NFT를 사게 되는 것과 이 NFT를 팔기 위해서 교환가치를 보고 사는 것은 다르다는 이야기죠.
같은 이야기를 부동산을 통해서 보면 조금 더 쉽게 이해가 됩니다.
내가 '살기 위해서' 산 집과 내가 다시 팔기 위해서 교환가치를 보고 산 집에 대한 부분이 똑같을 수 없습니다.
주변 시세가 어떻고 집값이 얼마가 되든 내가 살기 위한 집이면 내가 살기 편하고 좋으면 그만이죠. 그렇지만 교환가치를 보고 영끌로 집을 사면, 떨어지는 게 아니라 심지어 집값이 적게 올라도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옆 나라 일본의 버블 붕괴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결국 거품이 커져서 보이는 부피를 통해 실제 질량을 유추할 수 없게 되면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것이 실제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해서 이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기에 정부든 사회든 여러 가지 규제를 통해서 부동산에 대한 정책을 내놓는 겁니다.
시장에만 맡기는 게 아니라 말이죠.
누군가 손해를 봐야 내가 이득을 보는 게임이라면, 사람들은 그 이득을 위해서 얼마든지 진실을 외면하거나 거짓말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같이 광활한 공간이라든가 매체를 통한 불특정 다수에게 영향을 퍼트리는 것은 내 가까운 지인에게 거짓말을 해서 이득을 취하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에 더 쉽게 딜레마를 파괴하고 제로썸 게임을 향해 달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 게인
커넥티드 인사이드에서는
4차 산업, 콘텐츠, 인문학 그리고 교육에 관해서
가볍거나 무겁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서로 연결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다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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