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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무 Nov 06. 2021

반성

밤새 천둥 번개가 요란하게 내리쳤다.

세상이 끝날 것만 같은 처음 듣는 무서운 소리

하늘이 노하셨나, 하늘이 꾸짖는 듯, 하늘이 무너지는 듯,

커다란 구멍으로 하늘의 분노가 터져 나오는 듯,


밤새도록 하늘을 뒤 흔들고 폭풍처럼 쏟아붓는 천둥 번개에

두 눈 질끈 감고 들여다보게 된 나의 마음에 눈물이 고인다.

어디선가 나도 모르는 과거의 모습들이 새어 나와

지난날의 잘못된 삶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상영되기 시작했다.


마치 오늘이 세상의 끝인 것처럼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가는

홀로 어두운 극장 안에 앉아 '나'라는 주인공의 삶을 들여다보듯

선명하게 보이고 느껴지는 삶들이 눈물이 되어 상영되는 걸 보고

그 해 너도 참 어렸구나 싶어 하늘에 두 손 모아 용서를 빌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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