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천둥 번개가 요란하게 내리쳤다.
세상이 끝날 것만 같은 처음 듣는 무서운 소리
하늘이 노하셨나, 하늘이 꾸짖는 듯, 하늘이 무너지는 듯,
커다란 구멍으로 하늘의 분노가 터져 나오는 듯,
밤새도록 하늘을 뒤 흔들고 폭풍처럼 쏟아붓는 천둥 번개에
두 눈 질끈 감고 들여다보게 된 나의 마음에 눈물이 고인다.
어디선가 나도 모르는 과거의 모습들이 새어 나와
지난날의 잘못된 삶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상영되기 시작했다.
마치 오늘이 세상의 끝인 것처럼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가는
홀로 어두운 극장 안에 앉아 '나'라는 주인공의 삶을 들여다보듯
선명하게 보이고 느껴지는 삶들이 눈물이 되어 상영되는 걸 보고
그 해 너도 참 어렸구나 싶어 하늘에 두 손 모아 용서를 빌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