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회색 슬픔

by 윤늘


갈라지고 부서진 회색의 콘크리트

각지고 날카로운 덩어리들

사이 들여다보니 푸른 파이프 하나

갈색의 핏방울을 뚝뚝 떨어뜨리고


단단하고 묵직한 벽이었을 그것을

깨지지 말고 무너지지 말라며

꽉 손을 잡고 있던 철근들도

세월에 시간에 삶의 무게에


깨져버린 마음처럼

거칠게 차갑게 뾰족하게 아프게

온기 하나 없는 공간

과거에 현재에 미래에 존재하는


갈라지고 부서진 회색의 콘크리트

틈 사이에 버려진 이들에 상처를

짙은 회색의 슬픔을

오래 지켜낸 고통에 위로를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뜨겁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