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지고 부서진 회색의 콘크리트
각지고 날카로운 덩어리들
사이 들여다보니 푸른 파이프 하나
갈색의 핏방울을 뚝뚝 떨어뜨리고
단단하고 묵직한 벽이었을 그것을
깨지지 말고 무너지지 말라며
꽉 손을 잡고 있던 철근들도
세월에 시간에 삶의 무게에
깨져버린 마음처럼
거칠게 차갑게 뾰족하게 아프게
온기 하나 없는 공간
과거에 현재에 미래에 존재하는
갈라지고 부서진 회색의 콘크리트
틈 사이에 버려진 이들에 상처를
짙은 회색의 슬픔을
오래 지켜낸 고통에 위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