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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치 Jul 25. 2024

나는 누구지?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    

가운 바닷속으로 몸을 던질 때 나는 그렇게 결심했다. 


"콜록-콜록- 우엑-"


그런데 방금 잠깐 죽는다고 생각했다.

 아니 죽을 것을 당연하게 믿었다. 


겸허히 죽음을 받아들이자 그 순간 편안해졌고, 숨을 쉴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치 태아가 되어 어머니의 뱃속을 헤엄치듯 편안함이 나를 감싸 안아주었다.          

편안함이 나른하게 만들고, 지난날의 못 잔 잠을 잘 수 있게 해 주었다.   




여기는 어디일까?

나는 누구지? 

아무것도 기억나는 것이 없다. 



그때 커다란 물체가 나에게 다가왔다. 

도롱도롱 물방울이 주변에 맴돌았고, 그 물체를 보고 이곳이 바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반갑구나, 나는 이 바다에 오랜 시간 살아왔단다.

너무 겁내지 마렴. 너도 언젠가는 이 바다를 즐기는 날이 올 거야.”     



인자한 목소리, 여유로운 헤엄으로 그는 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바닷속의 물방울이 둥실 거리며 떠다니고, 끝없는 어둠 속에 있는 한 마리 거북이를 바라보았다.


나라는 존재, 내가 이곳에 있는 이유는 무엇일지 생각했다.     


“거북이 할아버지, 저는 누군가요? 이곳에 왜 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요.”


거북의 얼굴에서 옅은 웃음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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