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아하는 색, 파랑

하늘, 가을

  하얀색과 파란색.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깔이다.

  사계절 중 가을을 가장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리라. 파아란 하늘과 그 속에서 게으르게 헤엄치고 있는 하아얀 구름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노라면, 나도 그렇게 느긋하고 자유롭게 흘러라고만 싶다.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고 싶다. 파란 하늘은 나로 하여금 그런 마음이 들게 한다. 누가 그리운지도, 어디로 떠나고 싶은지도 모른 채 내 마음을 구름처럼 그저 흘러가게 한다.

  향수 어린 햇빛이 가슴에 사무치면 나도 하늘을 닮아 푸르게 흩어질 수 있을까.

  몸도 마음도, 온통 푸른 빛으로 물들어 흔적도 없이 시간의 틈 속에서 흐드러지고 싶다. 나와 이어진 모든 인연들에게서 사라져 푸른 하늘로만 마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