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듣는 말을 생각해보면 그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게 바로
"넌 진짜 독특한 것 같아."
라는 말이다. 나는 그냥 나일뿐인데, 도대체 어떤 모습이 독특하다고 하는 걸까?라고 계속 생각해왔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하면서 나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하게 됐고, 그러면서 내가 꽤 독특한 사람이었구나라는 생각을 조금씩 하게 되었다. 한국 사람들이 보통이라는 단어에 익숙하고 내가 보통에는 들어가야 한다라고 생각하면서 남들과 비교하고 기준을 정하게 되는 게 어느 정도는 있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것도 아니고 그 기준도 각자 조금씩 차이는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난 정말 남들과 다르고 독특한 사람이다.
남들이 다 공부하던 학창 시절에는 학교에서는 잠을 잤고 집에 가서는 tv를 보면서 도움이 되는 정보가 나온다 싶으면 그렇게 열심히 수첩에 기록을 하면서 그걸 보고 또 보고 정보들을 외우고 공부하곤 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공부는 너무 싫었는데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공부는 재밌었고, 학교에서는 필기하는 게 그렇게나 힘들다고 느꼈는데 tv속에서 나오는 새로운 정보들을 수첩에 적는 건 하나라도 놓칠까 정말 열심이었다. 학생이라서 공부를 해야 하고 그게 학생의 본분이라고 하는데 난 내가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근데 이해가 되지 않으면 실행이 되지 않았고 그렇게 공부와는 멀어져 가는 학창 시절을 보냈다. 특히 고등학교 때는 패션과 블로그에 거의 미친 사람처럼 빠져서 패션 관련된 모든 정보들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교과서는 읽지도 않으면서 매달 출간되는 패션 잡지들을 거의 다 읽었으며, 다양한 패션 블로거들과 패션 브랜드들의 쇼 영상, 패션 관련 프로그램을 다 챙겨봤다.
블로그를 열심히 하기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들도 나에게 많이 주어지게 되었고, 나는 내 블로그와 내 글을 더 많은 사람들이 봐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내 블로그 소개글을 쓰고 블로그 이름과 주소가 적힌 스티커를 주문해서 우리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들께 이걸 나누어주면서 열심히 홍보활동도 했었다.
고등학교 친구들은 지금도 나를 만나면 내가 나눠줬던 스티커가 생각난다거나 아직도 그걸 간직하고 있다면서 그때 일을 이야기하면서 너무 신기했다고 말을 하곤 한다. 그때부터 나는 마케팅과 광고와 글쓰기를 좋아했던 걸까? 세상에 정말 많은 일과 직업과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있는데,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상 공부 외에는 나에게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았던 것 같다. 그리고 직업 관련한 적성 검사를 할 때도 그냥 그 직업의 이름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그 직업의 세부 직무라던가 이런 것도 알려주고 보여줬더라면 내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직업과 더 빨리 연결하고 찾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나의 장점이자 단점인 것 중 하나는 새로운 경험과 도전을 즐기고 그걸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주변 사람들은 이런 내 모습이 참 멋있고 부럽다고 자주 말을 하곤 한다. 물론 장점으로 다가오는 측면도 있지만, 새로운 것에 대한 즐거움이 큰 반면에 기존에 해오던 것에 대해서 쉽게 질리고 싫증을 낸다는 것이 단점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그래도 많은 경험과 도전을 하게 되면서 요즘 느끼는 것이 있다면, 내가 쉽게 질리는 것들은 그만큼 나에게 있어서 덜 중요하거나, 나와 맞지 않았거나 호기심으로 시작했지만 흥미가 생기지 못한 것이라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난 내가 정말 잘 질리고 빠르게 포기하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 지금에 와서 돌아보니 꽤 오랫동안 꾸준히 해오고 있는 것들이 있었다. 특히 운동은 내가 제일 싫어하고 헬스, 요가, 복싱 등 여러 센터들에 기부천사처럼 기부를 많이 했었는데 필라테스를 시작하고 나서 자주 갈 때도 있었고 가끔 갈 때도 있었지만 정말 싫어하던 운동을 벌써 2년 가까이 꾸준히 해왔고, 블로그도 중간에 오래 쉰 적도 있었지만 10년이 넘게 하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패션과 화장품을 좋아하고, 생각보다 지속되어온 것들이 많이 남아있었다.
내 주변에는 한 가지에만 집중하고 새로운 도전에 있어서 두려움을 가진 사람들이 꽤 있는데 그래서인가 그들이 바라보는 내 모습이 항상 신기하고 독특한 것 같다. 나는 반대로 매번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일, 새로운 경험에 목말라 있고 너무 안정적인 것보다는 조금은 불안하더라도 더 다양하게 느끼고 즐기고 도전하는 그 삶이 너무 좋고, 내 꿈은 이거야라고 하나로 정하거나 정리할 수 없을 만큼 꿈이 너무 많고, 하고 싶은 일이 계속 생겨난다.
호기심도 많아서 남들이 좋다는 것도 별로라는 것도 내가 꼭 경험을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될 경우에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일까 어떤 생각을 할까, 이어폰으로 뭔가 듣고 있다면 무슨 노래를 듣고 있는 걸까, 버스를 함께 타고 가는 중에도 내 옆자리 사람은 어디를 가는 걸까 몇 살일까 이런 것들이 궁금하고 실제로 많이 물어보기도 한다. 이 모습이 제일 사람들이 신기해하고 독특하다고 하는 부분 중에 하나다.
예전에는 이렇게 나한테 독특하다고 말하는 친구들과 지인들의 이야기에 의아해하고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말들이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서 요즘은 너무 고맙고 행복하다. 이만큼 날 남들과 다르게 생각해주고 이런 모습도 좋아해 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에게 내 진심도 전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