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에 발자취를 남긴 그들
대학교 시절 때였다. 우리는 급격히 친해지게 되었고 여러 고민거리를 주고받는 사이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의 우정에는 금이 가기 시작했다. 동시에 편을 가르는 중이었다.
사건이 있었다. 그리고 또 사건이있었다. 너는 그때 나와의 단절을 선택했다.
단절의 선택 이유는 내가 힘들어서 감당하기가 힘들다는 점 때문이었다.
그 시절의 나는 어떻게든 등을 돌린 네가 다시 나를 바라봐 주길 원했다.
일 년 이상의 긴 시간이 흐르고 어느 날 너는 내게 만나자고 했다.
단둘이서 보지 않고 다른 애들하고 같이 보기로 했다. 그 속에 섞여 아무렇지 않은 척을 했지만, 사실 너와 나는 약간의 거리를 두고 있었다.
그리고 그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다. 나도 너도 둘 다 예전의 우정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듯이 말이다.
사건이 또 하나 터진다. 네가 흥분해서인지 내게 진심을 담아 욕했다.
다시 갈라지기가 싫었던 나는 나의 잘못을 만들어내면서까지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나의 정신병을 지적하며 그것에 의해 욕을 먹은 거라고 말하며 지껄였다.
아픈 상처에 소금을 뿌렸다.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 역린 건드려 화가 났지만, 별말 없이 넘기기로 했다.
전쟁하기 전의 고요함처럼 그 이후로 서로 말을 아끼고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그러다 결국, 사건이 또 일어난다. 나는 술을 진탕 마시고 자해했다. 그리고 위로와 공감을 받고 싶은 마음에 사진을 찍어 올렸다.
그 애는 쌓아놨던 모든 것을 놓기 시작했다. 욕부터 시작해서 너에 대해 궁금하지 않다는 말까지. 여태까지의 같이 있던 시간조차 최악이라고 말했다.
학교 남자 동기들이 있는 단톡방에서 그렇게 말하는 너에게 화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실망에 가까웠다.
그 이후로 나도 똑같이 화를 내며 단톡방에서 나가버렸다. 다행히도 다른 애들은 괜찮냐며 연락이 왔다.
단톡방을 나가자마자, 인스타에 나에 관해 저격 글을 올렸다. 이번에도 나의 정신병을 건드렸다.
화가 치밀어 올라 연락할까 싶다가도 그냥 무시하기로 했다. 팔로우를 취소하고 그 애와의 흔적을 지우기 시작했다.
우리는 둘 중 하나가 폭발하기를 원했다. 끊어짐을 위해서 서로에게 책임 전가를 하려고 했을 뿐이다.
그건 친구가 아니었다. 그냥 다른 애들이 자신의 편에 서주길 바라며 이간질하는 행동뿐이었다.
참다가 참다가 폭발이 일어난 것이었고 거기에는 서로의 상처만 건드린 깊게 팬 흉터만이 남았다.
그 흉터는 연인과 헤어질 때처럼 오래 갈 줄 알았지만, 전혀 아니었다.
아무것도 아닌 일처럼 쉬웠다. 단절된 이후로 참았던 설움이나 화가 폭발하듯이 빗발치지 않았다.
그 친구는 원래 내 인생에서 지워져야 했을 존재로 인식하니 마음이 편했다.
왜 한때 너와 가장 친하게 지냈을가 싶은 마음이 든다. 네가 아니어도 많은 선택이 있었는데.
과연 우리에게 무슨 연결고리가 있었을까 싶다. 성인이 된 이후의 우정은 학생 때의 우정과 아주 달랐다.
추억으로 인한 얘기도 없고 겉치레를 꾸미기 위해 위장한 채로 미소를 보여야 했다.
진실한 모습을 보이면 거부하기 일쑤였고 친구가 아닌 그 아랫것을 바라보는 시선은 나를 향했다.
너에게 고마운 점은 폭발한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고마운 점은 그것을 받아치기 위해 폭발한 점이다.
뿌리까지 완전히 뽑아낼 정도로 감정을 쏟아냈고 미련도 후회도 남지 않는다.
우리는 친구가 아니라 애초에 남이었다. 약간의 발전한 관계조차도 이제 생각해 보면 우정이 아닌, 비즈니스적 지인이었다.
학생 때부터 같이 해 온 친구들은 모두 내 편이었다. 물론 너도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너는 편 가르기에 바빴다.
이 사람은 내 사람이니 괜찮고 저 사람은 남의 사람이니 빼앗거나 벽을 두는, 수학처럼 계산했다.
우정을 수학처럼 계산하는 네가 나하고는 많이 맞지 않았다. 득과 실을 보며 저울질하는 모습이 역겨웠다.
너와 멀어지게 되어서 참 다행이다. 내가 쉽게 누군가를 믿는 타입이라 처음에는 많은 기대를 걸었나 보다.
기대를 지울 수 있게 해줘서, 네 편이 아니게 되어서 나는 마음이 한시름 놓인다.
앞으로도 계속 그런 식으로 사람을 만나길 바란다. 외톨이가 되는 그때까지. 네가 나에게 손을 내민다 해도 그 손을 잡지는 않을 것이다.
뿌리치고 등을 돌려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로 달릴 것이다. 너와 멀어지는 순간순간이 마음이 편안해진다.
서로에게 헤어짐의 책임 전가하기 위해 참았다. 그냥 내가 먼저 시원하게 말해 뒤끝 없이 끝낼 걸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