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갑 안의 두 개의 쪽지

오늘, 하루를 고백하다

by 집안의 불청객

버킷리스트와 유서를 동시에 지니고 다닌다. 하나는 마음을 먹어도 할 수 없는 것. 하나는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것이다.


둘의 과정과 결과는 정반대다. 이루기 위해 하는 노력도 그에 상응해 얻는 감정도 말이다.


비행기를 보면 일등석을 타고 싶고 아름다운 사진을 보면 그곳에 가고 싶다.


강을 보면 깊숙이 잠수하고 싶고 건물을 보면 뛰어내려 모든 걸 끝내고 싶고 칼을 보면 손목을 긋고 싶다.


목표를 향해 마지막을 향해 가는 건 유쾌하면서도 씁쓸하기만 하다.


아직 하지 못한 것이 많아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앞으로의 미래가 불안해 유서를 작성한다.


그 두 개의 충돌 사이에는 희망과 고문이 존재한다. 어쩌면, 그것이 평범일지도 모른다.


무슨 삶을 원하는 걸까.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 걸까. 아니면, 어떻게 버티고 싶은 걸까.


무언가에 급급히 쫒기기도 정지해 있는 나도 보기 싫고 좋은 경험은 아니다.


미래라는 공포에 쫒기는 것도 감정을 추스르기 위해 정지하는 것도 싫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늘도 나는 버킷리스트와 유서를 번갈아 가면서 읽어 본다. 마지막의 결정이 어떨지 모르는 상태로, 그리고 그 마지막이 불러와 일으킬 바람도.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