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내뱉지 못한 목에 막힌 말들

나의 인생에 발자취를 남긴 그들

by 집안의 불청객

소중하고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내게 큰 불행을 선사할 사람이다.


이름 세 글자보다는 호칭으로 많이 불렸고 그에 맞는 무게와 책임을 감당했다.


내가 나서야 할 일에는 아무런 대가와 요구 없이 발 벗고 함께 나서 해결해 주었다.


그 사람에게만은 이상하게도 미안해, 고마워라는 말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다른 이들에게는 남발하면서도 왜 나와 그녀의 사이에는 그런 말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울대에 맺혀 떨어질 듯 떨어지지 않는 물방울처럼 머릿속의 입력에서 입이라는 출력장치가 잘못된 것처럼 말이다.


내가 뱉고 싶은 말들이 혹여나 그녀를 보지 못할 상황이 되어서 뱉을까 걱정이다.


언제나 내 편이고 언제나 나를 바라보며 언제나 나를 위하는 그녀에게 있어서 나는 절대적 존재 중 하나인데.


그녀는 어제도 내게 푸념을 늘어놓았다. 맞장구는 쳤지만, 그것에 근본적 원인인 나는 미안하다는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수평적인 관계일 수도 있으나, 무거운 책임을 들고 등반하고 있는 그녀에게는 수직적일 수도 있다.


수직적이라는 건 나보다 높게 있어 권력을 상징한다는 게 아니라 책임에 부담의 그래프를 나타낸다.


매번 그 그래프에서 아래에 있어 철없는 나여서 미안하다. 그리고 고맙다. 마지막으로 사랑한다.


그 수직적 관계가 뒤집어질 때가 올 때까지 나는 이 말을 제대로 내뱉을 수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