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모란 무엇인가

by 파로암

숙모란 무엇일까.


내 아버지의 동생과 결혼하여 각종 집안행사에서 얼굴을 보지만 서로에게 관심 없다. 전혀 없다. 그들이 내게 관심을 가지는 것은 자신의 자식보다 잘난 점이 있어서 짜증 나게 하거나 못난 점이 있어서 기분이 좋아질 때이다. 거기에 부정적인 느낌은 없다. 그녀들은 내 아버지의 동생의 옆자리에 있을 뿐이고 나 역시 그들에게 영향을 줄 만한 존재가 전혀 아니다. 숙모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그녀들도 내 장례식에서 울지 않을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봐왔던 사람이지만 숙모의 정체성이라든가 숙모의 취향 같은 것은 전혀 관심도 없고 가질 생각도 없다.


그녀들은 내 대동맥이 터진 후에 나의 건강에 대한 말을 한마디도 건네지 않았다.

그녀들에게 서운하다는 것을 깨닫고 어이가 없어졌다.


나를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의 생존을 기뻐하고 걱정하고 다정하게 다독여주었으나 그러지 않은 집단이 있다. 가족의 카테고리에 들어가지만 나의 생존에 전혀 관심이 없고 내가 죽더라도 상관없는 사람들. 나를 아는 모두가 내 생존을 기뻐하길 바랬나보다. 내 바람이 너무 커서 어이가 없어진 것이다.


내가 죽기를 바란 사람이 있다. 내가 죽지 않기를 바란 사람이 그보다 훨씬 많다. 내가 죽든 말든 상관없는 사람이 이 둘보다 압도적으로 많고 그중에 숙모 두 명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도 아무 상관이 없어야 하는데, 나는 그것이 서운하다.


흥!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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