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by 정수TV

어느 날인가 집에 오는데 왜 그렇게 마음이 심란하던지. 이유는 이렇다. 아이들 가르치고 오는데 그리 마음이 좋지 않았다. 엄청 말 안 듣고 아이들이 나에게 쏟아낸 말들이 자꾸 생각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나의 이런 신세가 참 처량했다. 누구는 승진해서 편하게 사는 듯하는데 나는 매일 이런 아이들과 씨름을 해야 하니 망막하고 괴로웠다. 그 괴로움이 극에 달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내 삶이니 이곳에서 나간다면 나의 역사가 멈출 것이다.

나의 조상님들도 내 나이 때 직장을 그만두었다. 본인이 원하신 분도 계시고, 큰 병에 걸려 어쩔 수 없이 그만 두신 분도 있다. 밤에 조용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내가 왜 이렇게 괴로울까? 아이들이 말을 안 들어 괴로운 것일까? 아니면 나보다 빨리 승진된 친구들을 보고 괴로운 것일까? 아마 두 번째가 큰 것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그 괴로움을 멈추는 방법 또한 알게 되었다.

바로 비교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징 중에 하나가 비교이다. 유난하다. 어린 시절부터 상대평가로 다져온 몸과 마음이니 비교는 일상생활 속 언어였다. 그러다 보니 남들보다 빠르게 승진한 사람들을 보면 왜 그렇게 내가 초라해지는지 알 것도 같았다. 비교를 말자. 그래야 괴로움도 멈추고 내가 산다.

연일 SNS, 유튜브에 잘 된 사람들 이야기가 쏟아진다. 볼 때는 즐거운데 보고 나면 참 허전하다. 얼마 전 집사람이 아침을 하다 말고 깊은 한숨을 쉬는 것을 느꼈다. 본능적으로 이럴 때는 가만히 있는 게 낫다. 왜 그런가 조용히 살펴보니 휴대폰 뉴스기사에서 유명한 넷플릭스 드라마에 나온 배우들이 편당 5억씩 출연료를 받았다고 하는 기사를 본 모양이었다. 나는 뭐라고 하려다 그랬다간 아침부터 분위기가 좋지 않기 때문에 잠자코 있었다. 배우들이야 되는 것도 힘들고 하는 일도 어려우니 그만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생각 드는데 일반 사람들 그게 아닌 모양이다. 예전에 읽었던 글 중 윈도우를 만든 빌게이츠가 졸업한 고등학교에 가서 강연을 하였는데 이 세상은 불공평하다고 했다. 그걸 받아 들어야 한다고 한다. 그래야 사회인으로 성장을 할 수 있다는 얘기를 했다. 세상은 불공평하다. 내가 느끼기에도 이 말이 맞다. 누구는 아무리 노력해도 출발선이 다르기 때문에 못 산다. 또 어떤 이는 갖고 태어난 게 많다. 그러니 쉽게 성공할 수 있다. 이 걸 원망해서는 안되는 거 같다. 나라가 다르고, 부모가 다르고, 생김새로 다르고 무엇보다 운명이 다르다.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만 봐도 알 것 같다. 전담 교사를 하기 때문에 여러 명의 아이들을 본다. 같은 아이가 한 명도 없다. 쌍둥이가 가끔 있는데 이들 또한 성격에서 차이가 많다. 넷플릭스의 배우들은 그만큼 우리와 다른 삶이다.

이제부터는 남과 비교하는 삶을 살지 않을 것이다. 그래야 내가 해야 할 일이 보이고 성공적인 삶과 가깝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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