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by 정수TV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30년쯤 된다. 집사람은 다들 새 아파트로 이사 가는데 왜 우리는 이렇게 오래된 아파트에 사냐고 볼멘소리를 자주 한다. 가끔 아이들도 그러한데 나는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가 새 아파트 보다 더욱 마음에 든다. 나도 물론 가끔 친척들이 사는 새 아파트가 좋긴 한데 지금 사는 아파트는 오래되어 그런지 큰 평수인데도 가격이 저렴했다. 그렇다 보니 아이들 클 때 각 방을 쓸 수 있어 나는 기뻤다. 물론 싱크대 수전, 화장실 배수구 등 자주 고장이 나서 내가 고치다 보니 집수리 기능이 해가 갈수록 몰라보게 좋아졌다.

요즘 이 아파트가 오래되었는지 이제 빗물이 벽을 타고 흐르고 난리도 아니었다. 끝내 관리사무소에서 벽을 새롭게 칠하는 사업을 하겠다고 하여 색깔도 고르고 오래된 벽도 수리하는 등 대대적인 공사를 시작했다. 역시 아파트는 관리하는 게 다르구나 항상 느끼는데 이번에 벽을 새롭게 수리하는 사람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고층 벽은 색을 칠하기 전에 갈라지거나 부식된 부분을 특수 페인트로 칠해야 하는데 러시아 젊은 남녀들이 공사를 하고 있었다.

자기들끼리 쏼라 쏼라 얘기를 하면서 페인트 묻은 작업복을 입고 걸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멋있었고 이곳이 해외인가 싶을 정도였다. 반면 그 옆을 지나가는 우리나라 젊은 남자는 뚱뚱하고 어딘가 매가리 없이 걸어가고 있는데 그 러시아 남녀는 젊은 혈기에 신나게 다니는 모습을 보니 괜히 부럽기도 하고 우리나라가 걱정도 되었다.

가끔 TV속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생활을 보면 항상 외국인들이 보였다. 우리나라의 고급 기술을 외국인들이 모두 배워가면 우리나라는 나중에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도 된다. 얼마 전 부모님과 함께 관리하고 있는 작은 텃밭 옆에 큰 논이 있었는데 갑자기 주인이 바뀌며 중장비가 들어오더니 태양광을 하겠다고 한다. 그러더니 측량을 했는데 우리 텃밭이 포함되었다며 다짜고짜 올해 심어놓은 작은 묘목을 5그루나 뽑아냈다. 속으로 마음은 좋지 않았지만 어머니께서 내색하지 말라는 말에 가만히 보고 있었는데 그 후 그 논에 갖가지 태양광 장치를 하러 인부들이 많이 왔는데 베트남 남녀들이 많았다. 뭐라 뭐라 자기들끼리 웃으며 얘기를 하는데 그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그러고 보니 10년 전쯤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교육청에서 보내준 적이 있었다. 기분 좋게 해외 나가 구경도 하고 영어 공부도 하는 등 정말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오전에는 근처 대학교에서 영어 수업을 들었고 오후에는 근처 좋은 곳에 가서 구경하는 등 내 인생에서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행복했다. 어느 날 영어 수업을 듣고 있었는데 갑자기 2명씩 조를 나눠 실제 외국인 학생들과 수업을 듣게 되었다. 짧은 자기소개와 함께 수업을 듣는데 어느 중국 남학생의 발표를 듣게 되었다. 얼마나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잘하는지 보는 내내 감탄스러웠다. 사실 그 반에 한국인 유학생들도 있었는데 역시나 공부보다는 연애하는데 관심이 많아 보였다. 나의 젊은 시절이 생각 들어 당연하게 생각 들었는데 그 중국인 유학생을 보니 집안도 공산당 고위 간부라고 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니 앞으로 중국 무시할게 아니구나 느꼈는데 지금 상황을 보니 그때 본 게 정확했다. 그 당시 중국인들은 외국에 자녀들을 많이 보내 그곳의 우수한 학문을 쌓아 다시 중국으로 와서 기술발전에 쓰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었다.

얼마 전 우리네 어른들께서도 독일이나 미국 등 외국에 나가 고생을 하시며 외화를 벌어오곤 하셨다. 가끔 영상을 보면 독일에서 광부와 간호사로 고생했던 모습은 지금의 위험하게 아파트를 오르내리며 페인트 칠하는 그 러시아 분들과 다름이 없다. 그래서였을까? 아침 먹으며 집사람이 자기 고모네가 미국에 가서 처음에는 허드렛일인 접시도 닦고 청소도 하며 빵을 만들고 나중에는 부동산도 투자해서 지금은 좋은 식당도 하고 자녀도 하버드에 다닐 정도로 성공하였다고 한다. 내가 코리아 드림이라고 얘기했다.

이 글을 보는 젊은 분들께 부탁드리고 싶다. 우리 선배들이 그렇게 노력했으니 젊은 분들도 현재 시대가 변했고 상황이 좋지 않지만 노력했으면 좋겠다. 시작은 남들이 하기 싫어하는 아르바이트였어도 도중에 상심하지 말고 꾸준히 하다 보면 성공적인 인생이 기다릴 것이라 나는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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