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두통 예방약 7
예방약물을 선택할 때에는 위와 같은 사항을 포함하여 의료인의 임상경험, 환자의 과거 예방치료 기록, 환자 선호도(약물 순응도)를 고려하여 선택한다.
: 환자의 상태에 따라 용량 감량 혹은 다른 예방약으로 변경한다.
가능하면 부작용이 덜한 약물을 선택한다.
- 약물을 복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 부작용의 발생 여부와 정도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 부작용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라질 수도 있다.
- 복용량을 줄임으로써 부작용을 줄일 수도 있다.
- 부작용을 견딜 수 없다면, 다른 예방약으로 변경한다.
편두통 예방약물 복용 시, 두통 완화 효과 외 원치 않은 효과(부작용)가 발생할 수 있다.
(흔히 발생하는 부작용의 경우, 약 처방 시 미리 설명을 듣게 될 것이다)
내가 겪는 증상이 약물로 인한 부작용인지 알 필요가 있으며, (약 때문이 아닐 수도 있다) 부작용을 견딜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고, 계속 복용하기 힘들 경우 용량을 감량하거나 다른 성분으로 변경할 수 있다.
이번 기회에 예방약물 복용 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려 한다.
아래 표로 정리해보았다.
복용 시 효과도 부작용도 없었다. 나는 의사 선생님께 아무 차이로 느끼지 못했다고 알렸다.
용량을 증량하고 한동안 유지하다가 아무래도 효과가 없어서 아예 빼버렸다. (다른 예방약으로 변경)
예방약을 변경하려 할 때 의사 선생님이 플루나리진(Flunarizine)을 언급하며 두통 완화 효과는 꽤 있다고 했다. 그러나 드물지만 파킨슨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도 말해주셨다.
파킨슨 병이라니? 두통 좋아지려다 파킨슨 병을 얻고 싶진 않아서, 나는 먹지 않겠다고 했다. 약을 끊는다 해도 한 번 발생한 파킨슨 증상이 사라지지 않는다는데 (아무리 적은 확률이라도)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선택하고 싶지 않았다.
또 이 약을 권하기 전에 의사 선생님은 플루나리진 성분을 먹어봤는지, 효과는 있었는지도 물었다. 효과가 좋은 약이니만큼 일전에 나에게 반응을 보였다면 다시 사용할 마음인 듯했다.
생각해보니 난 플루나리진을 먹어본 경험이 있었다. (2차 병원에) 입원 시 복용한 여러 예방약 중 하나였는데, 퇴원 후 다시 대학병원에 가기 전까지 1~2주 동안 매일 플루나리진을 복용했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 파킨슨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는 약을 먹었다니... 많이 당황스러웠다. 대학병원 담당 선생님이 말해줄 때까지 나는 파킨슨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걸 전혀 알지 못했다. (이 약을 먹으면 파킨슨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걸 나는 이 날 처음 알았다)
그만큼 부작용 발생 확률이 낮아서 언급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만약 입원 당시 알았더라면 나는 (그 적은 확률에도 불구하고) 이 약을 먹진 않았을 것이다.
내가 플루나리진 성분을 복용한 기간은 1~2주 정도로, 예방약의 효과를 확인하기엔 충분하지 않은 기간이었다. 그러나 효과가 있다 없다 쉬이 말할 수 없음에도 나는 의사 선생님께 플루나리진이 나에겐 별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때까지 여러 편두통 예방약을 먹어본 바, 최소 2주는 복용해야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약이라 할지라도 내 경우는 약발이 잘 받아서 그런지 대부분 하루 이틀 내로 효과를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플루나리진은 2주를 넘게 먹어도 효과를 보지 못했기에 (복용기간이 짧았음에도) 효과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나는 이 약을 먹고 싶지 않아서 순간적으로 그런 대답을 했던 것 같다.
센시발을 복용하면 입이 마르는 증상이 있을 거라는 말을 들었다. 입이 마르면 얼마나 마르고, 힘들면 또 얼마나 힘들겠나 싶었는데 은근히 불편했다. (의사 선생님이 굳이 이 증상을 말해준 이유가 있었다. 모르고 겪었으면 놀랐을 것이다)
물을 마셔도 곧바로 입이 말랐다.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라고 해서 그렇게 했는데도 촉촉한 건 한 순간뿐이었다. 정말 입이 계속 말랐다.
입마름 증상이 무시가 되지 않고 며칠 내내 신경 쓰였다. 살다 살다 입이 말라있다는 걸 하루 종일 의식할 줄은 몰랐다. 그래서 평소에 입 안이 얼마나 촉촉했는지, 그게 얼마나 편안했던 건지 새삼 알 수밖에 없었다.
입마름 증상은 1~2주 내로 사라진다 했는데, 정말 얼마 안 있어 사라졌다. (부작용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라질 수도 있다) 한 1주 정도 지나니 괜찮아졌던 것 같다.
복용한 사람의 50%나 경험할 정도로 이상감각은 흔한 부작용이다. 그러나 나는 '감각' 면에서는 특별한 변화를 인지하지 못했다.
토피라메이트(Topiramate)가 가진 특이한 부작용이 있는데, 바로 단어와 관련된 언어장애이다. 100mg 복용 환자의 19%에서 인지기능장애가 나타난다고 한다. 19%라니 꽤나 많은 환자에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지만, 솔직히 내가 겪을 줄은 몰랐다.
어느 날 갑자기 단어선택이 어려워지고, 하고 싶은 말이 잘 나오지 않았다. 매우 당황하고, 슬펐으며,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을까 걱정했다. 무서웠다.
언어장애와 관련된 토피라메이트의 부작용은 용량을 급격히 증량하거나, 고용량 복용 시 발생한다. 그러나 나는 두 상황 모두에 해당하지 않았다. 예방약 복용은 저용량부터 시작하는데, 처음 시작용량이 25mg였다. 나는 고작 25mg 복용했을 뿐인데, 복용 초기에 바로 언어장애가 나타났다.
두통 완화 효과가 좋아서, 토피라메이트를 중지하겠단 생각이 들진 않았다. 25mg에서 점점 증량했고, 꽤 오래 복용했다. 이후 (처음 언어장애를 겪었을 때 복용한 25mg 보다) 고용량을 꾸준히 복용했지만, 내가 인지할 수준의 언어장애를 겪진 않았다.
약에 몸이 적응했는지, 그냥 그러려니 하며 내가 포기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그 이후 눈에 띄는 인지기능장애가 없었던 걸 보면 몸이 적응하지 않았나 싶다.
토피라메이트(Topiramate)가 가진 눈에 띄는 부작용 중 하나로 체중감소가 있다. 대부분의 예방약은 장기 복용 시 체중증가를 보이나, 토피라메이트(Topiramate)는 체중이 감소한다. 이로 인해 다이어트 약으로도 많이 사용된다.
매우 졸렸다. 하루 내내 약에 취해 잤다 깼다를 반복했다. 비몽사몽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하루 이틀은 이거 큰일 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정신을 못 차려서 계속 먹어도 되나 싶을 정도였다. 진지하게 중지를 고려했다. 약효가 너무 강한 건지, 내가 또 약발이 잘 받은 건지 알 수 없었다.
다행히 며칠 지나니 또 괜찮아졌다. 부작용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라질 수도 있다더니 정말 그랬다.
리리카(프레가발린, Pregabalin)는 용량을 점점 줄여가며 현재는 저용량으로 오랜 기간 복용 중인데, 지금은 어떤 부작용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위에서 이미 공부했지만 복습 겸 해서, 예방약물의 부작용과 금기사항에 대한 표를 첨부한다.
아래는 편두통에 사용하는 2차 선택약물이다.
보통 위 1차 선택약물을 먼저 시도한 후 차선책으로 선택한다.